[West Java편] 5 - 반둥에서 소도시 가루트로
반둥(Bandung)에서 가루트(Garut)로 넘어가는 교외 풍경 역시 정말 아름다운데,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다. 2시간 정도 간 뒤에 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 근처에서 미트볼국수 미박소(Mi Bakso)로 점심을 먹었다.
한국인은 커녕 외국인 관광객들도 거의 없는 곳이 여기 가루트인데, 의외로 서버가 영어로 응대해주고, 먹는방법 설명해줘서 놀랐다.
예약한 호텔은 여기. 1박에 5만원이 약간 넘는 좀 센 가격인데, 객실이 복층으로 되어있다.
원래 이정도 가격대의 숙소를 갈 생각은 없었는데, 숙소 정보가 부족한 지역이라 위생과 치안이 보장될만한 곳으로 선택했다.
객실에서는 금연이지만 루프탑에서는 흡연 가능. 날이 맑을 때는 엄청난 뷰를 보여준다.
도착했으니 고민을 할 시간
여긴 외국인 관광객 자체가 없다시피 한 곳이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인들은 중학생때부터 바이크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라서, 국내 여행은 그냥 바이크 빌려서 하는 편이다.
내가 찍어둔 관광스팟들은 모두 가루트 시내에서 차로 1시간 넘게 걸리는 곳들인데 ...
- 혼신의 구글링으로 찾아낸 정보는 여기까지
오픈트립투어도 찾아봤었는데, 몇개 있지만 인도네시아 시민권자 전용.
외국인은 입장료가 10배라 요금이 다르다
가루트 도착한 뒤, 숙소 스탭한테 말을 걸어 저 중에 가장 난이도가 높은 파판다얀산 (2600미터인데 왜 2800이라고 사진에 적어놨지)가는 법부터 먼저 알아봤다.
스탭이 왓츠앱으로 알려준 가격은 일출을 보기 위한 타이밍에 택시로 매표소까지 가는데 편도 20만루피아. 2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다. 생각보다 너무센데?
게다가 내가 최근 5년 이내에 등산했던 산 중 가장 높은산이 관악산이고 혼자 등산경험이 0인 사람인걸 고려하면, 혼자 하이킹하는게 좀 그렇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이킹하기 매우 쉽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그 매우쉬움이 내 체력으로 어떤 의미인지도 알수가 없었고 ...
그래서 저 우유샵에서 녹차우유를 빨면서,
구글링해서 찾은 여행사들과 왓츠앱으로 대화하며 견적을 뽑아보았다.
대략 120만루피아를 부른다.
프라이빗투어로 편도 1시간 넘는 거리 왔다갔다하고 등산안내까지 해주니까 가격대가 가볍긴 어렵겠다 싶지만, 그래도 10만원 가까이는 좀 너무 무거운 가격인데...
우선 고민해보겠다고 하고...
저녁먹으러 야시장에 갔다. 규모가 큰 곳은 아니지만 전혀 투어리스틱하지 않고 로컬 그대로라서 좋았다.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사람 많이 몰려있는 오리바베큐집에 갔다.
채소도 많이 주고 구성 맘에드는데..... 손으로 취식하는 것이 원칙이다.
좀 난이도 높은 메뉴라서 결국 시도하다 중도포기하고 숟가락(인도네시아어로는 Sendok)을 요청했다.
식당에 있는 손님들 중 30대 후반의 여자분이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이것저것 대화를 했었다.
38살인데 벌써 손녀가 있다 - 인니인들 결혼 진짜 일찍하는구나
저 지도 사진 중 캔디바색 호수 근처 마을에 사시는 분이었는데, 진짜로 저 마을까지만 앙꼿이 가고 그 다음부터는 오젝(오토바이택시) 타야 하는게 맞았었다.
너어는 바가지 쓸 듯 하니 그냥 숙소에서부터 그랩이나 고젝 불러서 가라는 조언을 들었다.
거긴 그렇게 가기로 하고
Martabak 마르타박이라고 하는 계란 팬케이크까지 야식으로 포장해서 숙소에 도착했는데, 남자스탭이 영어로 말을 걸었다.
님 파판다얀 선라이즈 보고싶다고 했다며? 근데 선라이즈 보려고 새벽 3시에 일어나서 하이킹하는건 진짜 추천안함. 어둡고, 멧돼지같은 동물들도 나오는데 얘내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 그것보다, 그렇게까지 할 가치가 없음.
선라이즈는 브로모 같은데서 봐야지.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타이밍은 오전 7시에 출발하는거임.
이계절 가루트는 오전에는 맑고 오후에는 흐리거나 비가오는데,
아침에는 안개가 끼기도 하는데 안개낀 산도 멋있음.
혼자 하이킹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새벽3시에 출발할거면 위험하고, 새벽7시에 출발할거면 혼자가도 된다고 했다.
스탭의 말을 듣기로 했다.
다음날 날씨는 맑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