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바 호수의 뷰포인트 - 텔레토비 동산인 줄 알았지만

수마트라 토바호수 Bukit holbung

by 뺙뺙의모험


수마트라 여행은 예상하지못한 전개로 흘러갔기 때문이고 이날 역시 그러했다.


SE-3759e34b-a2a4-4fdc-b126-5ace2acd3800.jpg?type=w773


내 숙소는 선셋포인트가 아니라 선라이즈포인트.

많이 가는 사모시르 섬 안 tuk tuk 쪽이 선셋포인트인것같다.


SE-c9395f61-4a93-481f-be64-beeaad24191d.jpg?type=w386
SE-43088222-cdf2-49fe-992e-8a529d3eda47.jpg?type=w386


구름이 많아 떠오르는 태양은 보기 어려웠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색깔을 누워서 바라봤다.

그리고 방 룸메이트들은 풀메이크업하고, 옷 다림질까지 하고있었다. 인생샷 건지러 온 여행이니까 ㅋㅋ


SE-7bedd7ff-6cc4-4748-8630-6dc5b738f580.jpg?type=w773


아침 역시 룸메이트들이 요리한 나시고렝을 얻어먹었다. 설거지는 내가했고... 뭔가 심플하게 먹고 조용하게 아침을 보내는 게 좋았다. 그녀들은 먼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떠났고,



이번엔 말레이시아 가족들의 카누타는걸 지켜보다가.. 오전이라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호수에서 수영을 했다.

말레이시아어와 인도네시아어는 사실상 같은언어고, 약간의 표현차이가 있지만 8~90프로 정도 유사해서 각자의 언어로 대화해도 대화가 통한다고 한다.


토바는 정말 움직이기 싫어지는 곳이고, 특히 이런 종류의 숙소에 있다면 더욱더 늘어져있다가 물에 동동 떠있다가 정도만 하고싶었지만 뷰포인트는 가봐야겠지...



노란색으로 표시한 곳들이 내가 가려는 곳들이고 각각 이름은 Bukit Sibeabea, Bukit Cinta, Bukit Holbung (부킷 시베아베아, 부킷 친따, 부킷 홀붕)이라고 한다. Bukit 은 언덕 이라는 뜻이다.


이 지역은 당연히 그랩같은 건 없고, 갈때는 바이크를 얻어타고 돌아오는건 걸어서 돌아오기로 결심했다.


전날 같이 커피마셨던 친구들이 보여준 영상의 부킷홀붕은 꽃단장하고 뛰어노는 텔레토비동산같은 느낌이어서 그냥 샌들을 신고 밖으로 나갔다.



날씨가 좋다. 느낌이 좋다. 토바호는 카메라로는 담기 어려운 360도 뷰를 제공하는데, 거대한 녹차카스테라같다.


바이크 운전은 숙소 사장님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서 커피 한잔 시키고, 바리스타 페리에게 의뢰(소정의 팁을 주었다 - 그랩바이크 왕복 거리 정도의 요금으로).



풀산이 겹겹이 쌓여있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엄청난 초록색의 경관이 펼쳐진다.

부킷홀붕 입장료는 작고 귀여운 5000루피아다. 한국말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었고, 물 꼭 챙겨가라는 말을 들어서 500ml 한병 준비해왔지만 한병 더 샀다.


여기가 자바섬이었다면 외국인한테는 * 10해서 5만루피아를 받아냈겠지만 수마트라는 자비롭다.


보통 이 각도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데.. 토바호의 뷰는 360도다. 칼데라호니까 당연...



파노라마로 찍어봤는데 살짝 아쉽게 나왔다. 저 사진에 찍혀있는 친구들은 메단에서 나들이 왔다고 했다. 심심하면 근교에 놀러갈곳이 토바호라니 ㄷㄷㄷ



대빵큰조선왕릉이라던가 텔레토비동산 느낌인데, 사실 경사가 꽤 가파르다. 겹겹이 쌓여있는 동산 너머엔 어떤 뷰가 펼쳐져있을지 궁금해서 계속 산을 넘어가게 된다. 샌들로는 살짝 버겁다. 내려갈땐 아마 이족보행을 하지 못할수도 있을 것 같았다.



Bukit은 언덕이라는 뜻인데, 사실 이런 건 좀 등산레벨아닌가. 여기보다 더 빡센길도 있었다.



뭐 그렇긴 하지만



태양빛이 바로 꽂힌다. 모자랑 물 두병 가져오길 잘 한 것 같았다.



근데 갈수있는 건 여기까지. 내려가는 길은 못 가게 되어있었다. 결국 산넘어의 호수뷰는 볼 수 없던 것 ㅠ



날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비가 올것같아서 빨리 돌아가기로 했다.



근데 진짜로 언덕 넘던 도중 비가 왔다. 진짜로 조졌네

비를 맞은 급경사의 진흙길은 엄청나게 미끄럽다. 등산화 신고왔으면 그리 어렵지 않은 곳인데...

맨발 + 이족보행 포기하고 응딩이도 가끔 쓰면서 거의 울다시피하며 엄청 천천히 내려갔다. 넘어진다고 죽을것같진 않았지만 그래도 넘어지긴 싫어서...


텔레토비 동산같아서 방심했는데 역시 대자연은 우습게보면 안된다


SE-4728a513-ab89-4a07-863d-e73ebd334c32.jpg?type=w386


얼씨구 거의 다 오니까 날씨가 맑아졌다. 이런 버섯들도 좀 있었고



사진에 찍힌 저 커플은 토바호 남단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tarutung 이라는 곳에서 산다.

평일 오전~낮시간대에 있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매우 한산했고 백인관광객은 딱 한커플 봤다. 나머지는 다 자국민들...


티켓부스 직원이 나를 보고 다시 아는척을 했다. 내 관람시간과 꼬라지를 보고 대충 어떤 일이 있었던지는 짐작한것같고..


생각보단 힘든 길이었지만 정말 엄청 거대하고 아름다웠음.
Mantap (awesome 정도의 뜻)



날씨는 돌아가는 길 내내 변덕스러울것같았지만 우비는 있고 가장 끔찍한 길도 겪었으니 무서울건 없었다.

예수상이 있는 시베아베아와 방금 다녀온 흉악한 언덕들의 집합체인 홀붕의 중간에 있는 Bukit Cinta(부킷 친따) 로 향했다.


에너지를 많이 썼으니 배고팠는데 부킷홀붕 근처에는 식당이나 매점이 없다시피하다.

Cinta 는 사랑 이라는 뜻. 그러니까 사랑의 언덕이네. 아이러브유는 아쿠 친따 까무 : 남발하지말자



부킷친따까지 가는 길은 천사같은 현지인 아주머니께서 같은 방향이라고 오토바이를 태워주셨다. ㅋㅋ

사시는곳은 내 숙소 근처



여긴 와룽(슈퍼마켓)같은게 딱 하나 있고 입장료는 없다. 물만 샀다.

어제 만난 가이드 친구들은 여기를 좌측의 시베아베아와 우측의 홀붕 뷰를 둘다 드론으로 찍기 좋은 꿀장소라고 평가했다.


가는 길도 그닥 흉악하지 않고 무난하다.

SE-6aaed699-fea7-4a0a-846f-63f582c458de.jpg?type=w386

여기도 호수가로 내려가는 길은 없다. 근데 사랑의 언덕이라면서 탐방로 끝의 조형물은 너무 음산한거아닌가



날씨에 따라 토바호의 물색깔은 변한다. 이걸 지켜보는것도 경이로웠다.


그리고 다음목적지 부킷시베아베아로 걸어간다. 좀 지쳐서 스킵하고싶기도 하였지만 어차피 숙소로 가려면 그리로 걸어가야하니까...


거대한 예수상이 있고, 호숫가까지 갈 수 있는 꼬불꼬불한 길이 있다. 입장료 1만루피아라고 들었는데 걸어오는 사람들한테는 역시 귀여운입장료 5천루피아만 받는다. 생긴지 얼마 안된 관광스팟이라서 식당은 짓고있는중.



호수 저편에 보이는 초록색 땅이 사모시르섬이다.

남들은 다 가지만 밤에 잠깐 커피마신거 빼고는 결국 낮에는 못가본 섬.


예수상 자체보다는 호숫가까지 내려가는 길이 독특한 곳인데.. 절반만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기 싫어서...

SE-0bc521bf-e1e4-4b6a-a8f6-f12f7f9c5c4a.jpg?type=w773


포토제닉한 길인데, 힘이 다 빠져서 사진에 영혼이 없다.

이렇게 아주 기이이인 산책 이아니라 준등산(?) 을 끝내고


SE-5548cf95-1661-4c96-8534-f421c8295ca0.jpg?type=w386
SE-b064d4c9-002d-4339-bee8-bb7c28f4c416.jpg?type=w773


가다가 보이는 식당에서 럼초콜릿과 추천받은 닭요리를 시켰다. 국물과 물이 제공되었고 배고파서 더 그렇겠지만 맛있었다.


https://maps.app.goo.gl/ER148hd2KRPnwjucA

?src=%22https%3A%2F%2Flh5.googleusercontent.com%2Fp%2FAF1QipMFDOXq8osX9dfiyhFPq6CATWP8GJAAEOXiipNB%3Dw900-h900-k-no-p%22&type=ff500_300

Convenient Place Coffee & Eatery · Turpuk Sihotang, Harian, Samosir Regency, North Sumatra, Indonesia

★★★★★ · Restaurant

maps.app.goo.gl



그리고 또 한참을 걸어서 숙소로 돌아가

옷 세탁할겸 입고있던 옷으로 호수에 다이빙해서 한동안 떠있었다.


그런데 홈스테이 사장님한테 연락이 왔다. 윗층에 있던 말레이시아 가족들이 체크아웃해서 오늘은 너 혼자 이 집에서 자야하는데, 혹시 걱정되면 본인들이 같이 있어주겠다고... 그래서 ㅇㅋ 했다.

그리하여 사장님과, 사장님의 언니 그리고 사장님의 딸까지 나 말고 세 여자가 더해진 하룻밤이 만들어졌다 ㅋㅋ



한국여자 하나와 인도네시아 여자 셋이 마스크팩 (내가 제공) 붙이고 누워서 얘기하고있는 뜻밖의 상황 ㅋㅋ


사장님의 언니는 40대에 미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이었다. 이민을 가서 미국인 남자를 만나 결혼해서 주부로 살았고 남편은 6개월 전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그리고 사장님의 전 직업은 세무공무원이었다. 자카르타에서 일하다가 정년퇴직했다고, 아들은 자카르타에서 요리를 배우고 있고 인도네시아에 머물기보다는 외국에서 일하게 하고싶다고 했다.


이렇게 뜻밖의 밤이 또 지나갔다.


#수마트라여행 #수마트라토바호수 #토바호수뷰포인트 #수마트라칼데라호 #수마트라화산 #부킷홀붕 #수마트라배낭여행 #수마트라혼자여행 #여자혼자수마트라여행 #인도네시아수마트라여행




이전 08화토바 호수 - 정석을 벗어난 외딴 숙소에서의 하룻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