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골 초등학교
일주일에 한 번
책 읽는 수업을 한 지
이제 한 달이 넘었다
내가 하는 건
읽고 생각하고 말하는 연습이지만
간간히 다투고 웃고 자리에 앉아 있지 않는
아이들에게 어쭙잖은 위엄도 떨어본다
여기 작은 시골에는
나무가 많고 새들도 많아서
밟으면 밟히는 그림자가
땅 위에 어렁어렁
지난주에 전학 온 볼라가
자기 나라 말로 인사법을 소개하는 동안
아직 한글을 다 떼지 못한 정우가
무슨 말이야?
까불거린다, 쟤 동생 세 명이나 있어요
오후 4신데도
산이 깊어서인지
운동장 귀퉁이가 어둡게 접혀가고
수업을 마치면서
아이들과 하이 파이브를 나누는데
볼라가 이런다,
근데 저 동생 네 명이예요
엄마 뱃속에 한 명 더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