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먹을 수 있는 대만

I miss Taipei

by 글로

타이뻬이의 ‘삼림공원’은 도심 속 공원으로, 시내 남쪽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고 면적도 넓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좋은 휴식처다. 한참동안 우리가 원하던 방식으로 쉬고 바라보고 걷다 보니 다리가 아파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어렵게 찾아 들어간 곳은 퍼즐 카페. 아이들이 어렸을 때 몇 번 같이 놀아주느라 맞춰본 이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퍼즐. 커피를 가져다 준 직원은 우리가 한국인인 걸 알아보고 자기도 내년에 한국에 간다며 반가워한다. 서툰 영어로 얘기를 나누었지만 대화 속에 따뜻한 정이 묻어 있어 유쾌했다. 한참을 남편과 밖을 바라보기도 하며 쉬고 있는데 조금 후 그 직원이 접시에 가득 쿠키를 담아 내민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보여준다.

‘맛있게 먹어!’ 핸드폰 화면에 그렇게 쓰여있어 우리는 미소를 지었다. 맛있게 먹겠다고, 고맙다고 얘기한 후 서로를 바라보며 한참 웃었다. 직원은 우리가 왜 그렇게 웃는지 모를 것이고 우리도 설명하지 않았다.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친근감이 느껴져 서비스로 쿠키를 가져다준 것 같은데 급하게 번역기를 돌린 것이 그만 처음 보는 손님에게 반말을 해버린 거다. 실수가 애교로 변신해 귀엽게 느껴졌다. 언어의 불편함이 있지만 언어가 우리를 웃게도 한다. 마음을 열고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으면 이런 에피소드는 여행의 존존한 재미를 만들어준다.




‘타이뻬이101 타워’의 기억은 건물보다는 음식에 있다. 안개가 끼여 전망대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실망하다가 때가 되어 저녁을 먹으러 지하식당가로 내려갔다. ‘딘타이펑’이 있어 찾아갔는데 대기자가 10팀이다. 오래 기다리지않아 들어갈 수 있었고 오픈된 주방을 보니 만두 빚는 사람만 족히 12명은 되어 보였다. 넓지 않은 공간에 하얀 작업복과 모자를 쓴 요리사들이 바삐 손을 움직인다.

대표메뉴 소룡포와 대만식 잡채, 콩나물무침, 볶음밥을 시켰다. 두 가지 요리가 특히 맛있었다. 잡채에는 얇은 다시마인지 미역인지 모를 것이 들어가 있는데 당면과 잘 버무려져 느끼하지 않으면서 담백했다. 콩나물무침에는 콩나물밖에 없는데 푹 삶아진 고소한 콩나물에 무엇을 넣었는지 감칠맛이 좋았다. 만족스러운 식사였고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푸짐하게 먹고 46,000원 지불.

또 하나 만족(?)스러운 것은 우리가 나올 때 대기자가 어마어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남의 불행을 보고 행복해하다니? 나오는 우리가 레드카펫에 등장하는 연예인이라도 되는 양 모두 쳐다본다. 조금만 늦었으면 기다리느라 많은 인내를 해야 했구나. 아무리 빨라도 1시간을 기다려야 될 듯한 인원이 번호판만 바라보며 서 있다. 우리의 기막힌 타이밍.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부른 배를 안고 흔연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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