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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박용운 Jul 04. 2022

동백꽃

김유정(金裕貞, 1908 ~ 1937)


  소설가. 193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낙비’로, “중외일보”에 ‘노다지’로 등단하였다. 1930년대 농촌을 배경으로 하여 해학적이면서도 현실 비판 의식을 드러내는 농촌 소설들을 발표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동백꽃’, ‘만무방’, ‘소낙비’ 등이 있다. 

  필자가 가끔 가서 지내고 하는 홍천군 서면 두미리는 김유정의 동백꽃을 비롯해서 여러 작품들의 주요 무대가 된 곳과 불과 직선거리로 40리 정도 떨어져 있어 가끔 시간이 날 때마다 김유정의 문학촌을 찾아가고는 한다. 동백꽃 이 작품은 농촌을 배경으로 순박한 소년, 소녀의 사랑을 해학적이면서 서정적인 필치로 그려낸 소설로 짧고 간결한 문장과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 토속적인 어휘 구사 등이 특징적인 김유정의 대표작이다. 김유정의 소설들로 인해 알지 못하던 어휘들을 알 되었다. 물론 지금 시대에는 이미 사용하지 않는 어휘들이기에 다마 아쉬울 따름이다. 

  김유정 문학촌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주변을 가면 봄봄의 주인공들의 모습으로 조형물들을 만들어 놓아 소설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동백꽃의 주인공인 ‘나’는 어수룩하면서도 눈치가 없는 순박한 농촌 청년이다. 이에 반해 점순은 집요하고 억척스러운 편인데 점순의 이러한 성격이 ‘나’의 성격과 대조되어 남녀의 애정을 소재로 하면서도 매우 해학적인 분위기를 띠게 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감자, 닭싸움 등의 소재는 ‘나’에 대한 점순의 관심과 애정을 매개하는 소재이며, 작품의 후반에 등장하는 동백꽃은 그 알싸한 향기를 통해 작품의 서정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한편, 두 남녀의 풋풋한 애정을 승화시켜 주는 소재이다. 이러한 서정적 장치들로 인해 이 작품은 소작농과 마름 사이의 계층적 갈등을 넘어서서 사춘기 두 남녀가 사랑에 눈뜨는 과정을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대략적으로 줄거리를 보자면

  - 열일곱 살의 '나'는 소작농의 아들이고, 이웃집 점순은 '마름'의 딸이다. 나의 가족은 점순네의 호의 덕분에 집과 소작할 땅을 얻었다. 부모님은 나에게 점순과 붙어 다니면 나쁜 소문이 난다며 주의를 준다. 마름인 점순네가 노하면 땅도 떨어지고 집에서도 내쫓긴다며 점순과 거리를 두라고 당부한다. 

  - 그러던 나흘 전 점순이가 울타리를 엮는 나에게 와서 감자를 건넨다. 곱게 주지 않고 '느 집엔 이거 없지?' 하면서 건네는 점순이가 얄미워 나는 거절한다. 

  - 이 일에 대한 앙갚음인지 점순이 ‘나’의 수탉을 때리고, 자기네 수탉과 ‘나’의 수탉 간에 싸움 붙여 놓아 ‘나’를 약 올린다. 

  - ‘나’는 매번 싸움에 패하는 ‘나’의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여 보기도 하지만 점순네 수탉을 이기지는 못한다. 

  - 어느 날 나무를 하고 오는 길에 점순이 닭싸움을 시켜 놓은 것을 보고 화가 난 ‘나’는 점순네 닭을 죽이고 만다. 그리고 겁이 나서 울음을 터뜨리는데 점순이 ‘나’를 달래 준다. 

  - 점순과 ‘나’가 같이 동백꽃 속으로 쓰러지면서 화해한다. 

   점순은 감자를 통해 ‘나’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호의를 드러낸다. 하지만 점순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한 ‘나’는 감자를 거절하고 화가 난 점순은 이내 닭싸움을 통해 복수를 하는 한편, ‘나’의 관심을 끌고자 한다. 닭싸움을 통해 점점 심화되던 갈등은 ‘나’가 점순네 닭을 죽이는 데까지 이르게 되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동백꽃’을 통해 점순과 ‘나’가 화해하게 된다. 

  이 소설의 화자인 ‘나’는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독자들은 다 알고 있는 점순의 마음을 정작 자신은 알아차리지 못함으로써 웃음을 유발한다. 즉, 화자인 ‘나’의 순박함과 우둔함이 점순의 영악함과 대조되어 독자들은 해학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인물들이 사용하는 비속어, 방언, 육담(肉談) 등은 대상을 왜곡 혹은 과장함으로써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이 작품은 강원도 농촌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동백꽃’은 소재 자체가 향토적일 뿐만 아니라 농촌만이 가지는 독특한 풍속이나 향토적 배경 등을 통해 해학적 어조와 더불어 이 작품의 토속성을 두드러지게 한다.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 꽃을 동백꽃이라 불린다. 소설 속에 노란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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