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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박용운 Oct 18. 2022

낙엽(落葉)은 지는데




보고파 그리워 눈물짓던 날

여름 한 낮 장대비가 내린다

동구 밖 외로이 서있는 느티나무

풍파로 솟구쳐 오르는 슬픔을 간직한 채

서럽게 가지를 떨어내고 있다


한잎 두잎 바람에 휘날릴 때

혹여(或如)나 인생마저 날아가지 않을까

비에 젖어 잔뜩 움츠려 떨고 있는 수탉처럼

긴장을 하고 느티나무 아래 풀밭을 서성거린다

용기와 패기로 충만했던 청춘은 어디로 갔나


폭염이 내리는 들녘에 가을이 오면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아버릴

끔찍함에 진저리 쳐본다

사무치게 울던 쓰르라미도 잠잠해지고

솔바람 불어와 가을이 깊어진다

낙엽(落葉)은 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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