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by 도담 박용운





낮 달처럼 온몸을 발가 벗기운 채

그물의 발톱 끝에 꿰여

내동댕이 쳐진 미아


세상에 어둠을 빨아들이며

가슴에 얽힌 원뿔이 무거워

흰 거품 입에 물고 눈을 감는다


존재의 의미를 깨닫기까지

목 위로 차오르는 분노를

하얗게 모래 위로 토해냈다


몸을 두껍게 덮고 있던 완강한 편견이

서서히 금이 가고 세상의 빛으로 부

철저히 외면당한 어둠이 으깨어진

속살로 빠르게 변형된다.


감은 눈이 열리고 온몸의 세포들이

조용히 기지개를 켜며

목젖이 닿아 보이도록 웃어젖히던

푸른 기억들이 낡은 환영처럼

바다 위에 표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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