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박용운
여름의 끝자락이라지만
햇볕은 여전히 땀을 불러내고,
논두렁에 매미 소리는 꺾일 줄을 모른다
달력은 분명 처서를 적어두었건만,
바람 속에는 가을의 기척이 더디고
밤하늘의 별조차 열기를 머금은 듯 뜨겁다
그러나 들녘 한켠,
누렇게 익어가는 벼 이삭이
슬며시 계절의 시계를 돌리고,
풀벌레 소리 가냘프게 번져온다
더위는 아직 발을 떼지 못했으나
그 한가운데 이미,
가을이 숨어 들어와
조용히 사람들의 어깨를 토닥인다
말이란 나름의 귀소본능을 가진다. 들어야 마음을 얻고,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고 했다. 말은 마음의 소리이고, 큰 말에는 힘이 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 말에 품격이 들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