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by 도담 박용운


도담 박용운


여름의 끝자락이라지만

햇볕은 여전히 땀을 불러내고,

논두렁에 매미 소리는 꺾일 줄을 모른다


달력은 분명 처서를 적어두었건만,

바람 속에는 가을의 기척이 더디고

밤하늘의 별조차 열기를 머금은 듯 뜨겁다


그러나 들녘 한켠,

누렇게 익어가는 벼 이삭이

슬며시 계절의 시계를 돌리고,

풀벌레 소리 가냘프게 번져온다


더위는 아직 발을 떼지 못했으나

그 한가운데 이미,

가을이 숨어 들어와

조용히 사람들의 어깨를 토닥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능소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