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수 없는 길

by 도담 박용운


가만히 바라보면

저 멀리 길이 이어진다

낯선 빛이 깔리고,

바람은 속삭이듯 불어온다


걸음을 옮기려 하지만

발끝은 제자리에 머물고,

손끝은 허공을 잡으려다

허무처럼 흩어진다


갈 수 없는 길—

그곳에는 내가 닿을 수 없는

시간의 강이 흐르고,

잊힌 이름들이 잠들어 있다


그러나 마음은 여전히

그 길 위를 걷는다

발자국 없는 길을

꿈처럼 헤매며,

끝내 닿을 수 없는 그 끝을

사랑하듯 그리워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감사의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