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바라보면
저 멀리 길이 이어진다
낯선 빛이 깔리고,
바람은 속삭이듯 불어온다
걸음을 옮기려 하지만
발끝은 제자리에 머물고,
손끝은 허공을 잡으려다
허무처럼 흩어진다
갈 수 없는 길—
그곳에는 내가 닿을 수 없는
시간의 강이 흐르고,
잊힌 이름들이 잠들어 있다
그러나 마음은 여전히
그 길 위를 걷는다
발자국 없는 길을
꿈처럼 헤매며,
끝내 닿을 수 없는 그 끝을
사랑하듯 그리워한다
말이란 나름의 귀소본능을 가진다. 들어야 마음을 얻고,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고 했다. 말은 마음의 소리이고, 큰 말에는 힘이 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 말에 품격이 들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