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박용운
사는 게 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손바닥에 내려앉은 먼지처럼
잡으려 하면 흩어지고
놓아두면 제자리에서 반짝인다
사는 게 뭔지
하루를 다 쓴 뒤에야
주머니 속 영수증처럼
구겨진 순간들 속에서
뜻밖의 따뜻함을 발견하는 일
사는 게 뭔지
때로는 질문이 삶보다 앞서고
대답은 늘 한 발 늦게 오지만
그래도 묵묵히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길을 잃지 않는 것
사는 게 뭔지
아마도
울다가 웃고
웃다가 잠들고
잠들며 내일을 조용히 믿어주는 마음
그렇게
아주 작고
아주 조용한 용기로
오늘을 다시 시작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