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도담 박용운

by 도담 박용운


겨울 바람이

골목 끝에서 몸을 접어 온다


말 없는 얼굴로

문틈을 두드리며

지나간 이름들을 흔들고


마른 나뭇가지 위엔

아직 하지 못한 말들이

서걱이며 매달려 있다


차가운 숨결 속에서도

바람은 묻는다


지금도 견디고 있느냐고

나는 대답 대신

목도리를 고쳐 매고

오늘을 조금 더 끌어안는다


조용하고 단단한 겨울의 마음으로 썼어

더 길게, 더 쓸쓸하게,

혹은 희망을 조금 얹고 싶으면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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