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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박용운 Feb 14. 2022

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까?

            

  중국 동요에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라는 노래가 있다. 공자는 '갓끈을 씻거나 발을 씻게 되는 것은 물 스스로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내가 나를 업신여기는 마음이 있으면 남도 따라서 업신여긴다는 뜻이다.     

 공자는 군자혜이불비 노이불원 욕이불탐 태이불교 위이불맹 (君子惠而不費 勞而不怨 欲而不貪 泰而不驕 威而不猛) 즉 "군자는 은혜를 베풀 되 허비하지 않고, 노고를 다하되 원망하지 않고, 욕심을 부리되 탐하지 않고,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고 위엄 있되 사납지 않다."고 했다. 자존감을 갖춘 군자의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자존감이란 '가치'와 관련 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우월하거나 열등감을 느끼는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이는 자부심은 당당한 자아를 창출해 밝은 미래를 만든다.  

    

 그러나 자존심에 집착한 삶은 스스로 우울하다.

 진나라 말 한신과 항우의 사례를 통해 자존감과 자존심의 차이를 알 수 있다. 힘이 장사였던 항우는 서초패왕이라 불리며 전투할 때마다 승리했다. 그러나 한나라 장량의 사면초가(四面楚歌) 계책으로 항우의 군사들은 사기가 떨어져 패배하고 말았다. 쫓기는 신세가 된 항우가 해하강에 이르자 초라한 노인이 항우에게 배를 내어주며 '지금 강을 건너 몸을 피한 뒤 다음을 기약하라'고 일렀다. 그러나 자존심이 상한 항우는 노인의 권유를 듣지 않고 무리하게 적과 싸우다가 자결했다. 알량한 자존심이 그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했다.  

    

  반면에 사타구니 무사라고 불리는 한신은 고아출신의 가난한 청년이었다. 한신이 시장거리를 지나다가 불량배들을 만났다. "지금 나를 죽일 수 있으면 죽여보라. 그렇지 않으면 내 사타구니 밑으로 기어나가라"고 불량배 두목이 말했다. 한신은 묵묵히 불량배의 말을 따랐다. 후에 그는 유방을 도와 한나라 건국 공신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한신은 자신에게 모욕을 준 불량배를 찾아가 말했다. "그때 너를 죽였다면 내가 살인자가 되어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됐을 것이다. 그때 눈물을 머금고 너를 죽이지 않았기에 지금의 성공을 얻었다"며 그 사람을 호위무사로 삼았다. 한신은 자존심을 버린 덕분에 자존감을 높일 수 있었다. '쓸데없는 자존심은 있어도 쓸데없는 자존감이란 없다'란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  

   

 공자는 그릇이 큰 사람을 군자라 하고 그릇이 작은 사람을 소인이라 불렀다. 군자는 일이 잘되는 것을 바라고 소인은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원하며 능력을 뽐내고 싶어한다. 군자의 자존감은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이웃도 사랑할 줄 아는 선한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때때로 자존감(自尊感)과 자존심(自尊心)의 개념을 혼동한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같은 한자를 사용하다보니 서로 비슷한 것 같지만 엄연히 다르다. 자존감(自尊感)은 자신을 존중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자존심(自尊心)은 남에게 굽히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나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인데

유난히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 있다. 자존심을 넘어 독선(獨善)에 가까운 사람을 만나면 가슴이 아플때가 종종 있다.     

  그런 사람은 조금만 자존심을 건드리면 다시 보지 않을 것 같이 길길이 날뛴다.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린 사람이 바로 자신의 거울인 줄 모르고 말이다. 어쨌든 홀로 옳다는 독선은 버려야 한다. 한 사람의 아집(我執)이 조직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고, 그리고 개인의 독선이 자신을 무지(無知)하게 만들고 외롭게 하는 것인지를 모르고 말이다.


  습관처럼 쓰이는 자존심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했을 때 존중받고 싶어 하는 마음' 또는 '남에게 굽히지 않으려는 의지'를 말하며 사람을 날카롭고 예민하게 만드는 마음이다. 자존심은 반드시 비교 대상이 있다. 더 많이 가진 사람, 더 예쁜 사람, 잘난 사람, 더 똑똑한 사람 등, 그래서 자존심이 너무 강하다 보면 '열등감'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막상 자신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 타인이 자신을 존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에 힘들어하고, 거기서 괜한 독선과 오기(傲氣)가 나타나 자신을 괴롭힌다. 그리고 타인이 나를 높게 봐주길 바란다는 점에서 자기 자신은 스스로를 높게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이 전제로 깔려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사람들한테 인정을 못 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나를 높게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 인것이다.

  어찌됐든 '자존심'의 가장 큰 특징은 그 모든 것의 잣대가 '남'이라는 것이다.     

  '남'이 나를 인정해주고, 높게 봐주며 존중해주기를 바라는 것이고, 이렇게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는 사람들은 항상 타인의 평가에 신경 쓰면서 자신을 고치려 하지 않고 중심을 잃고 비틀거린다. 또 한 필요 이상으로 남에게 참견을 하려든다. 본인이 생각하고 판단한 것이 최상이라 생각하고 내가 아닌 남들마저도 자기화 하려든다. 남들이 받을 상처는 아랑곳없이 말이다. 결과는 뻔하다. 자기말을 듣지 않게될것이고 또 스스로 상처를 받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자존감'은 다르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여겨 덜 방어적이고 덜 공격적이며 편안하게 해 주는 마음이 '자존감'이다. 남과 비교하여 우월한 감정을 갖는다거나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알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할 줄 아는 정서이다. 자신의 장점을 자랑스러워하는 동시에 단점은 극복하려는 노력도 할 줄 안다. 비록 최고가 아니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당당하게 행동한다.      

  사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은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평가하는 것에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더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 해진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남들이 아무리 칭송을 해도 자신의 기준에 만족하지 못하면 스스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느껴 더 발전할 수밖에 없다.

  아무튼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나 자신'에 집중한다는 것이 다른 사람 소리를 듣지 않고 독선적이고 독불장군처럼 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    내가 하는 일과 내가 하려는 일'에 집중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자존심'만 센 사람들은 오히려 타인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려 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사람들한테 인식시키려 든다. 언제나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고 항상 '타인'을 바꾸려고 노력해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힘들어지게 한다. 그래서 인생이 더 고달프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타인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남을 바꾸기보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를 바꾸려고 한다. 그러면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스스로 멋진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 스스로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빛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다.     

  둘째,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가 가진 것의 소중함은 잊은 채 남의 것을 한없이 부러워한다.      

  셋째, 남의 기대감에 충실하지 않는 다.

       자존감이 높아지려면 주변 사람이 아닌 내 마음속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나 자신을          믿고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넷째, '둥글둥글해지는 것'이다.

       자존심만 내세워서는 남과 싸우게 된다. 싫은 소리는 흘려버리고 좋은 소리만 듣는 습         관을 들이면서 마음을 튼튼하게 하며 자신감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섯째, '모험을 하는 것'이다.

         현실에 안주해버리는 더 이상의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없다. 항상 반짝이는 눈빛과           활기 넘치는 에너지를 뿜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여섯째, 쉽게 화내지 않는다.

        화가 날 때는 한 번 멈추는 것이 좋다. 그리고 긴 호흡을 하며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슬그머니 화가 가라앉게 된다.     

  일곱째,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사고로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한 발짝도 떼기 어렵다.  

    

  그렇다. 우리가 지금까지 세워오던 자존심을 버리면 우리에게 많은 사람이 다가온다. 그럼 사람들과 편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자존심과 자존감은 하늘과 땅의 차이다. 세상에는 나보다 우월하고 잘난 사람이 무지하게 많이 있기에 언제나 노력하고 겸손한 자세로 거울앞에 비추어진 자화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될 것 같다. 우리 자존심을 버리고 자존감을 키워가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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