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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일기 : 의미없음

by 김명복

<어둠>

8월 새벽 5시


해 뜨기전, 푸르스름한 새벽하늘.

알람처럼 울리는 귀뚜라미 소리.

잠들었던 고요 속, 불안이 깨어 났다.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는다.


무엇을 적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생각만 많아지고,

큰소리칠 수도 없는 새벽,

답답한 내 가슴 풀리지 않는다.



매일 찾아오는 아침.

누군가의 아침은 밝게 빛나고,

누군가의 아침은 그림자 짙게 드리운다,.

나의 아침은 언제쯤 기다려 질까.


해와 달도 없는 새벽.

어둠 속 검은 나무가 창문 너머 선명히 보인다.

그 너머 작은 가로등 불빛.

세상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어쩌면 어둠은 빛을 품어야 진짜 어둠 아닐까.




<죽음>

글을 쓰면 세월을 담는다는데,

내 글엔 세월 대신 갈등과 혼란만 가득하다.

삶은 훌쩍 커버렸지만, 글은 아이 처럼 멈춰 있다.


숨은 텁텁하고, 가슴은 씁쓸하다.

무얼 위한 삶일까.


만약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죽음 앞에 무엇을 남길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 세상 그 무엇이 죽음 앞에 당당히 고개 들 수 있을까?

그때, 슬그머니 고개 드는 감정 하나.

바로 '의미없음'이네.


의미 없음이 묻는다.

이렇게 적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나만 이런 걸까.



<빛>

어떤 삶을 원하길래

소리 없는 아우성 가득한 걸까.

아직 나도 모른다.


고민은 성장이라 했다.

물장구라도 친다면,

조금은 앞으로 나아가겠지



빛 없던 방 안,

창문 넘어 들어오는 빛.

밝아진 세상만큼 다가오는 하루의 시작

이제 고민대신 준비 해야 할 시간이다


의미 없는 끄적임에

전하는 마지막 인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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