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카페에서 햄 토스트를 주문했다.
3시간 전에 카페에 왔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켰다. 대형 매장이기에 눈치가 덜 보였지만, 그럼에도 메뉴 하나를 더 시켰다. 그게 햄 토스트다.
햄 토스트를 봤다. 바질이 뿌려져 있다. 노릇노릇하다. 식빵 두 장이 겹쳐진 사이로 치즈가 녹아 흘렀다. 포크로 빵을 찍었다. 부드럽게 쑥 들어갔다. 나이프로 네 조각을 네고, 다시 한번 네 조각으로 잘랐다. 총 8조각이 되었다.
조각 하나를 집었다. 햄과 치즈가 보였다. 햄은 두 장이 겹쳐 있었는데, 하나 당 1미리 정도 두께로 보였다. 분명한 건 치즈보다 얇게 보였다. 치즈는 일반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노란색 치즈 같았다. 빵에 뭔가를 발랐는지 달짝지근하다.
꿀은 아니고, 연유인가?
가격은 약 5천 원, 먹고 나면 언제나 아쉬움이 생긴다. 동시에 가격이 어떻든 먹는 사람은 먹는구나란 사실을 깨닫는다.
만약, 내가 카페를 운영한다면 이 메뉴를 판매할까? 음… 아마도 판매를 할 것 같다. 그때는 소비자가 아니라 사장이니까.
누나가 만들어준 토스트가 생각났다. 두툼한 떡갈비를 프라이팬에 굽는다. 토스도 굽는다. 공장처럼 10장을 식탁에 펼쳐 놓고 만든다. 마요네즈, 계란, 파프리카, 딸기잼, 흰색 치즈, 양파 등… 한 개 먹으면 아쉽고, 두 개 먹으면 하루 종일 포만감에 밥 생각이 싹 사라진다.
만약, 그 토스트를 판다면 얼마에 팔아야 할까?
최소 만 원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정도 토스트를 돈 주고 사 먹을지 생각해 보니, '글쎄? …'
좋다 나쁘다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쉽다. 그래서 행동하는 사람은 말이 없고, 생각하는 사람은 말이 많다. 행동은 현실이고, 생각은 이상이기 때문이다. 원인 없는 결과 없든, 메뉴와 가격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사람은 결국 보는 눈은 같다. 입맛도 같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할 것이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토스트는 사장님만의 절충안이 아니었을까.
먹는 입장에선 돈 주고 먹으면 끝이지만, 제공하는 입장에선 혹여나 팔리지 않거나 불만이 생기면 어쩌나 이런 고민들을 수없이 했을 것이다. 장사든 사업이든 ‘판매’를 한다는 것엔 정답은 없다. 결국 직접 팔아 보고 고객들 반응을 보면서 수정 보완해야 한다.
언제나 '비싸다', '별로다' 이렇게 생각했던 ‘햄 토스트’였다. 그런데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 입장이 되어 보니 이 메뉴 하나만으로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나는 카페 준비를 하는 예비 사장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다. 그러자 햄 토스트가 다르게 보였다.
"햄 2장, 치즈 1장, 식빵 2장으로 5천 원”
나는 오늘 배가 고파서 토스를 사 먹은 게 아니다. 내가 운영할 카페에 들어갈 메뉴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이다. 만들기 쉽고, 재료도 적게 들어가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결국 관점의 차이란 걸 알게 되었다.
<핵심 문장>
"관점이 차이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