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철학 세우기

by 김명복

나는 한때 나를 잃어버렸다. 나를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나를 찾고 싶었다. 나만의 철학이 필요했다. 막막했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은 나만의 철학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믿음을 잃어버리면 흔들린다. 과거 나는 사회의 성공, 학교와 부모가 가르쳐 준 가치관들을 믿으며 살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원했던 삶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순간, 내 믿음이 깨져 버렸고, 나를 지탱해 주던 믿음이 사라지자 방황이 시작되었다.

2023년, 나는 백수였다. 하루 대부분을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거나, 산책을 하며 지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물었다. 지금 나는 행복한가?’ 잠시 생각해 봤지만 내 대답은 예상과 달랐다. **일을 하기 전보다 더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일단 쉬면 괜찮아질 거야.’** 그렇게 생각했지만, 방향 없는 쉼은 오히려 더 큰 혼란을 만들었다.

당시 나는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 분명 힘들었지만 그 아픔이 나를 더 간절하게 만들었다. 나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박찬국 작가의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그 책은 마치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너도 힘드냐. 나도 힘들다. 내가 그 마음 아니까, 한 번 읽어봐”

당시 나는 이렇게 기록을 남겼다.

“실패를 했을 때 보다 더욱 힘들다. 심적으로 위축되고, 우울과 무기력 방황으로 점철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

생각해 보니, 일을 하면서 도전하고 실패하던 시간들은 적어도 ‘투쟁’하는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좌절도 했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무기력하지는 않았다. 실패보다 힘든 게 무기력이었다.

그러다 책 속의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은 자신의 운명과 투쟁하고, 다른 사람들과 투쟁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을 강화시키고 고양시킬 수 있습니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힘든 이유는 투쟁을 멈췄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투쟁은 나를 고양 시키는 것이다. 고양 시킨다는 것은 나를 성장시킨다는 의미다. 성장하려면 투쟁을 해야 한다. 투쟁을 한다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할 수 없는 것들, 내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들을 극복해 나간다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얻고, 나를 강하게 만들며 인생에 휘둘리지 않게 만드는 것. 강하지 않으면 인생이란 파도에 휩쓸려 가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실패는 물질적 실패는 아니었다. 남들처럼 수십억 빚은 없었다. 그 대신 정신적 실패를 겪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때 알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성장을 멈춘 채, 나를 믿지 않는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다.

철학은 세상의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철학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겪고 느끼는 것이다. 삶 속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실패하고, 때로는 주저앉아 세상을 원망하다가, 마침내 깨닫는 것. 그러다 오직 나만이 나를 변화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 순간, 철학은 탄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철학은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이다. 타인에겐 철학이 될 수 없다. 나에겐 믿음이지만, 타인에겐 의심이고, 불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서 나만큼은 믿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철학은 **내가 직접 겪고 살아온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철학이란, 결국 인생인 것이다.)

굳게 믿는 마음을 신념이라고 한다.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믿음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믿음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의심을 지우는 것이다. 나에 대한 의심.

나는 내 안에 가득 찬 의심 덩어리들을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해체했다. 문장이 내게 질문을 던지면, 생각하며 기록을 통해 나만의 답을 내렸다. 그렇게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그렇게 내 안에 의심이 점점 사라지자, 의심은 믿음으로 변했다. 이제는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내가 세운 철학 위에서 내 삶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든 기준이 없다면 흔들린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나만의 철학’이다. 철학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정리한 나만의 원칙과 신념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 변화 속에서 나를 믿지 못하면 타인과 사회의 기준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만의 철학이 있다면 흔들려도 중심은 잃지 않는다.

철학은 나의 방향을 정해 주는 밤하늘 별자리와 같다. 하나하나의 별은 내 삶을 지탱하는 신념이다. 이 신념들이 모여 나만의 철학이 되고, 결국 내가 가야 할 길을 밝혀주는 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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