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습관의 힘

by 김명복

마음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를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하루를 지탱해 준 건, 작고 단순한 습관들이었다.

마음이 무너지면 하루도 함께 무너진다. 그런 날은 방 안의 풍경이 딱 내 마음 같았다. 책상 위엔 어제 마신 커피잔, 바닥엔 아무렇게 벗어놓은 옷가지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처음 시작은 이불 정리였다. 별거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대의 도전이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이불 정리가 어려운 게 아니었다. ‘나는 할 수 없어’라는 어둡고 무거운 정체성과 깊은 무기력감에 빠져 있는 나 자신을 내가 끄집어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이불 정리였지만, 실은 나 자신과의 줄다리기였다. 무너진 나를 다시 일으키기 위한, 아주 작은 승부. 습관을 만든다는 건 결국, 나를 일으켜 세운다는 것이다.

기상 후, 집을 나서기 전 침대를 바라본다. 오늘 이불 정리를 했는지 확인하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노션에 오늘 날짜와 요일, 시간을 적고 사진을 업로드한다. 딱 여기까지다. 먼가 거창하게 하려는 욕심은 내려놓았다.

생각해 보면, 언제나 큰 욕심과 완벽주의가 습관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하루 이틀은 즐겁지만, 삼 일째부터는 하기 싫은 감정이 생겼다. 기상을 했지만 5분만, 10분만 더를 외쳤다. 그러다 늦잠을 자고 출근 시간에 치여 이불 정리는 뒷전이었다.

출근길에 갑자기 ‘아, 오늘 안 했네…’ 하는 순간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러면 또 이렇게 말하게 된다. ‘ 그러면 그렇지.’ 그렇게 습관은 또 사라졌다.

처음엔 계획이 구체적이면, 습관도 잘 만들어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란 책에는 이렇게 말한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수록 습관을 만들기는 어렵다.” 이 말의 의미는 성공에 대한 압박감이 습관 실패의 원인이며,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너무 먼 미래를 보면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 하루에 집중하기로 했다. 성공보다 과정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이불 정리도 그렇게 관점을 바꾸면서,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와 정리된 침대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차분해진다. ‘오, 깔끔하네.’ 내일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가끔 잊어버릴 때도 있지만 괜찮다.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니까.

이불 정리는 작지만 강한 힘을 가진 루틴이었다. 이 습관이 자리를 잡으면서, 나는 다른 습관도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였다.

처음엔 100일 글쓰기를 목표로 시작했지만, 금방 무너졌다. 반면, “딱 10분만 쓰자”라고 마음먹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0분 동안 쓰기로 했을 땐 달랐다. 작고 구체적인 행동이 반복되자, 어느새 100일이 지나 있었다. 그때 알았다. 습관은 목표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흐름을 만드는 일이라는 걸.

습관 하나가 생기면, 믿음 하나가 생긴다. 일상이 회복되자 마음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어둡고 칙칙했던 정체성에 붙어 있던 불에 탄 자국들이 벗겨지기 시작한 것이다. 습관이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달리기, 헬스, 사이클처럼 역동적이지 않아도 괜찮다. 조용하지만 계속하고 있는 ‘무엇’이라도 습관이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가다.

지속성은 일상의 리듬이다. 하루를 어떻게 시작할지, 어떤 행동으로 채울지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를 즐겁게 만드는 것도, 힘들게 만드는 것도 결국 내게 달렸다. 결국,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인 것이다.

과거에는 특별한 경험이 큰 믿음을 줄 거라 생각했다. 800킬로 도보 여행, 대학교 공모전 입상, 매달 들어오는 급여. 순간적인 성취는 내 마음의 온도를 달궜지만, 금세 식어 버렸다.

지금의 나는 다르다. 기상 후 노션 기록하기 1분, 밤새 뒤척이며 구겨진 이불 정리하기 5초, 방문들 철봉 매달리기 10초. 이 작은 습관들이 오늘의 나를 지키는 리듬이 되었다.

습관은 그냥 행동이 아니었다. 무너진 ‘나’라는 정체성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내 인생 심폐소생술 프로젝트였다.

습관을 지속할 때, 나도 지속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믿음이 생기면 그 믿음은 쌓이게 되고 행동의 크기도 커지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반복했던 일의 결과를 얻는다.**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같은 결과의 반복이다. 성과는 행동에서 시작된다. 가장 작은 행동은 습관이다. 작은 습관이 큰 습관이 된다.**

습관은 마음과 일상의 안전거리다.

마음에 일상이 매몰되지 않게 지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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