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

나 그대의 사랑이 되리

by 기연

많은 것을 주어야 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가 사랑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혼자 있는 것이 익숙했고,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편했고, 감정의 요동침과 그로 인한 불면을 잃어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아니,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잃고 잊은 것은 사랑할 때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설레어하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걱정과 바라게 되는 마음. 그 마음을 잊고 살아와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겪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기적처럼 새싹을 만들고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을 때, 약간의 두려움과 거대한 두근거림이 몰려왔습니다. 누군가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그 마음에 따뜻한 햇빛과 적당한 물을 주며 예쁘게 키우고 싶었습니다. 너무 과하게 물을 주어서 뿌리가 썩지 않게, 너무 적은 물을 주어서 말라가지 않게. 올곧게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떠한 노력이라도 하고 싶어서 이런저런 노력들을 했습니다.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지는 마음이라 조금의 상처도 내고 싶지 않았지만 상처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 노력했습니다.


누군가 사랑이 노력해서 되는 거냐고 물어본다면, 0인 상태에서는 아니라고 답하겠지만 그걸 넘어서고 상대방을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상태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그 사랑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여러 글에서 적었지만, 저는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만큼 담아두는 마음들도 많았습니다. 후회도 하고, 닿지 못할 말들을 뒤늦게나마 뱉어보기도 했었습니다. 같은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았기에 더욱더 진심을 다해 이번 사랑을 하고 싶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랑이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마음들을 그대로 꺼내어 보내는 것. 그것만 해도 충분하더군요. 그도 나의 마음을 올곧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제가 지나쳐왔던 사람들 중에서는 저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바라고 제가 아닌 다른 모습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이러한 올곧은 마음을 가진 사람과의 만남은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공통점이 많아 보였지만 차이점도 그만큼 많은 것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공통점에 끌리며 진정한 인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해해야 할 것과 받아들여야 할 것들에 치여 지치게 될 때가 분명히 오겠죠. 피하지 않고 마주 보며 맞춰가는 것. 그것을 사랑이라고 느낍니다.


연애에 대한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큰 틀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나를 변화시키고, 스스로를 꽤나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살피는 섬세함과 공감해 주고 안아주고 싶은 그러한 따뜻한 마음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줍니다.


만남은

내가 사랑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가장 예쁘고 행복한 말들을 걸러서

말해주고 싶은 마음은

내가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만든 당신이

저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삶이 힘겨울 때가 오고, 아득한 그 향기가 잊혀 간다고 해도 사랑할 것입니다. (선잠 가사 인용)


우리,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