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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표시형 Jun 09. 2016

죽은 새 증후군

가장 높은 하늘을 활공할 때, 그 새는 죽는 것이다.

"우리는 빛나는 희망과 넘칠 듯한 자신감을 가지고 출발선에 선다. 보는 것, 듣는 것마다 날카롭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하나의 결과는 또 다른 의문을 낳는다. 우리는 세상 누구보다도 실험 결과를 빨리 알고 싶어 하므로 기꺼이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경험을 많이 쌓으면 쌓을수록 업무에 능숙해진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 일이 더 잘 진행되는지를 알기 때문에 어디에 주력하면 되는지, 어떻게 우선순위를 매기면 되는지 눈에 보인다. 그러면서 점점 더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무슨 일을 하든 실수 없이 해낼 수 있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렇지만 가장 노련해진 부분은, 내가 얼마나 일을 정력적으로 해내고 있는지를 세상에 알리는 기술이다. 일은 원숙기를 맞이한다.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새는 참으로 우아하게 날개를 펴고 창공을 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그때 새는 이미 죽은 것이다. 이제 그의 정열은 모두 다 타버리고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후쿠오카 신이치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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