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에 나를 담는다
누군가는 이야기보다 현실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허구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버텨냈다
그러지 않고는 하루를 살아내기 힘든 날들이 있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무표정한 인물을 하나 그려 넣는다
그에게 이름을 붙이고
왜 그렇게 살아왔는지를 묻는다
그러다 문득
그 인물이 너무도 나를 닮았다는 걸 깨닫는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건
가짜 이야기를 쓰는 게 아니다.
그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진실을
가장 그럴듯하게 보여주려는 노력이다
어쩌면
시나리오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를
존재하게 만들려는 일일지도 모른다
공모전에 떨어져도
누가 봐주지 않아도
나는 다시 쓴다.
어제 쓴 대사를 지우고
인물의 동기를 바꾸고
결말을 뒤집는다
그러는 동안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 자신도 바뀌고 있다는 걸 느낀다
내 시나리오에는 늘 선택이 있다.
그 선택은 지금 내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나를 움직이게 하는 유일한 동기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쓴다.
이야기를...
그리고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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