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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다혜 Nov 10. 2023

가을 노들섬에서의 탐조 산책

노들섬 새 산책

올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탐조! 세심한 팀장님이 쌍안경을 선물해 주신 덕분에 올해가 가기 전에 도전해 볼 수 있었다.

마인드풀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중 평소 궁금했던 탐조 책방에서 진행하는 '노들섬 새 산책'이라는 낭만적인 프로그램이 있어 바로 신청했다. 탐조 프로그램들 중에는 은근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서, 성인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아쉬웠다. 성인 대상의 탐조 프로그램을 호시탐탐 노리다, 올해가 가기전 가을의 날씨를 즐기며 참여하기 딱 좋은 프로그램을 발견해 다행이었다. 저너머로는 한강이 보이고 갈대가 흔들리는 평화로운 노들섬에 도착하니, 새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이들 몇 명과 성인들이 모여 있었다. 매의 눈으로 새를 매우 잘 찾는 리더를 따라, 노들섬을 전체적으로 둘러보며 새를 찾아 나섰다.

첫 탐조를 하고 느낀 점은 ‘숨은 그림 찾기’ 같다는 것! 쌍안경은 멀리 보여주는 만큼 넓게 볼 수 없어, 안경을 요리조리 움직이며 모든 가지 사이, 갈대 사이, 나뭇잎 사이를 샅샅이 살펴야만 새를 찾을 수 있었다. 대충 어느쪽에 있는지 파악한 뒤 그 쪽만 집중공략하며 훑어봐야 한다. 탐조에 익숙한 리더는 어찌나 그렇게 새를 잘 찾으시는지 놀라울 지경이었다. 새는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니 더 찾기 더 힘들지만, 그만큼 고생해서 새를 찾아냈을 때 기쁨이 크다. 현실판 월리를 찾아서!

사람의 맨 눈으로 볼 땐 눈에 띄지 않던 새집, 벌집, 새의 목욕하는 모습 등 자연이 살아가는 모습들이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광활한 우주를 보면서 느끼는 인간 존재에 대한 허무와 비슷한 감정이 탐조를 하면서도 느껴진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많은 생명들이 함께 살고 있고, 인간이 지구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시간.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매력 있고 신기하고 궁금해지는 활동이었던 탐조!


과학도서 MD로 일 하면서, 자연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는데 글자가 아닌 직접 마주하는 자연은 언제나 더 경이롭다. 동물, 식물부터 시작해 곤충, 새, 물살이, 땅의 미생물까지. 특히 그중 새는 자연 속 다른 생물에 비해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 볼 수 있지만, 저 멀리 날아다니기에 사실상 자세히 보기는 힘든 생물이라 더 신비감이 느껴지는 것같다. 핸드폰, 유튜브보다 자연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으며 이 지구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은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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