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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한대로 Jul 26. 2024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유연한 태도를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


직장에서나 살아가면서 여러 상황을 마주할 때  우리는 '저 사람 참 괜찮다.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이유가 있네.' 싶을 때가 있어요.  때론 그런 모습이 본받고 싶은 사람일 수도 있고 가까이 지내고 싶은 사람일 수도 있겠죠.

"김 과장은 상황 대처가 참 현명한 것 같아.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참 부드럽게 모두에게 좋을 수 있는 선택을 한단 말이야. " "이 부장님이랑 대화를 하고 나면 마음이 나도 모르게 참 편해져..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아도 뭔가 자연스럽게 생각의 정리가 된단 말이지."

가만히 그들의 공통점이 뭘까 들여다보면, 매사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유연하다 : 부드럽고 연하다. 또는 침착하고 여유가 있다.


저는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란 말을 좋아합니다. 무엇이 옳은가?를 고민하거나 선택의 기로에 설 때면 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방향이 어딜까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물과 같은 삶


부드러운 것은 얼핏 보기에 약한 것 같지만 그 속에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한 것은 때에 따라 부러지거나 깨지기 쉬어 강한 것이 오히려 강한 것이 아닐 수 있고요.

세상에는 물처럼 연하고 약한 것도 없지만, 물은 깨어지거나 망가지는 일이 없어 다른 것들 속에 천천히 스며들어 어느샌가 커다란 힘을 발휘합니다. 또한 물은 자기 고집을 내세우지 않아 그릇이 둥그러면 둥그런 대로 네모지면 네모진대로 따라 달라지는 유연성이 있다고 노자는 말했습니다.


예전  반기문사무총장님을 해외 순방 중에 모신적이 있었어요. 그때 당시 교부장관직을 역임하실 때였어요.

저희들은 대통령 내외분과 장관님들 수많은 기자단을  모시고 가는 해외순방일정인만큼 바짝 긴장해 있었습니다. 장시간 비행 내내 이어지는 회의와 브리핑으로 vip분들의 긴장감이 저희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죠.


모두가 급박해 보이고 긴장감 넘치는 상황 속에서 노란 불빛을 켜고 조용히 서류를 들여다보며 업무를 보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인자한 미소와 부드러운 말씨로 바쁘신 와중에도 매번 고맙다는 말씀과 겸손함이 몸에 베인 소소한 행동들과 눈맞춤이 인상 깊었어요.  그 후 몇 번을 다시 뵈어도 그 모습은 변치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제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고객이 되었죠.

다음 해 전 세계인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UN사무총장이 되신 걸 보며 '도의 체득자'의 삶을 실천하시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은 만물에 위대한 이로움을 가져다주지만
만물과 다투지 않으며,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하니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깝다.
 
- 도의 체득자 -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고객분들을 만나다 보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꼭 마음에 남는 한두 분을 뵙게 되죠. 제 동료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복도로 쭉 뻗은 승객의 다리에 걸려 넘어질 뻔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승객이 대뜸 막말을 하고 침을 뱉으며 뺨까지 때려버린 겁니다. 알고 보니 그 지역 조폭이었는데 그때 당시 회사에서 직원들을 보호해 주는 정책이 별로 없었기에  어느 정도의 휴가로 쉰 게 다였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친구는 얼마 못 가 회사를 그만두었어요.


이 일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지 못할 다양한 사고를 가진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때론 남몰래 눈물을 훔칠 때도 있었고요. 때론 고객의 따뜻한 배려에 코끝이 찡할 때도 많았어요. 그러면서 하루하루 쌓인 노하우로 병원, 공공기관, 학교와 다양한 기업에서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분야가 다양해질수록 고객들과의 힘들고 고된 사례들도 상상 이상이었고요.  그 사례집만 모아도 두꺼운 백과사전  몇 권은 나올 정도예요. 하지만, 상황들을 들여다보면 고객님의 입장이 이해되는 부분도 많았고, 직원들의 입장이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어요. 그렇게 서비스라는 걸 업으로 삼아 지내온지 꽤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것입니다.


서비스를 하는 직원이나 고객분들을 뵈며 참 대단하다 싶을 때가 있었어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상황을 유연하게 만드는 사람들이었어요. 다소 긴장감 있는 상황을 혹은 자칫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적절한 대처로 부드럽고 유연하게 틀어버리는 거죠. 


편안한 눈빛으로 토닥토닥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마디의 말로도 상대방의 마음 깊은 곳을 꿰뚫어 거세게 일렁이는 물결을 금세 잠잠하게 만드는 능력이었습니다. 유연하게 상황을 대처하는 능력. 부드러운 것은 얼핏 보기에는 약한 것 같지만 그 속에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능력만 갖추게 된다면 앞으로도 인간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은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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