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_인스타

친구

by 김형건

넓은 소셜의 바다 가운데

시간이 멈춰선 작은 섬 하나


섬의 불빛이 사라진 후에야

그곳을 탐험하기 시작한다


기록 뒤에 숨은 생각들

그리고 그 생각에 이끌려간 그들의 밤


무슨 꿈을 꾸었는지

또 어디로 향해갔는지 묻고 싶다


상상이 행간을 채우며

조용한 섬을 한 바퀴 돌다 나온다


그들의 발걸음마다 별들이 빛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그 섬에 다시 불빛이 켜질 그날

우리의 인연이 다시 이어지길 바란다




저는 소셜 미디어를 활발히 이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가끔 피드를 스크롤하며 글을 읽거나, 흥미로운 게시물에 짧은 댓글을 남기는 정도죠. 하지만 그저 조용히 지나치던 사람들의 계정을 어느 날 문득, 다시 찾아보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특히, 예전엔 활발했던 계정이 갑작스레 고요해질 때, 그 조용함 속에서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지곤 합니다.


소식이 뜸해진 친구들의 계정을 방문하면, 평소엔 대충 훑던 게시물들이 새삼 진지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처음 올린 게시물부터 최근 게시물까지 천천히 읽어나가며, 그들의 이야기를 한 장 한 장 넘겨봅니다. 이전에는 단순히 스쳐 지나갔던 사진과 글귀들이 이제는 더 깊은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들이 기록해 둔 조각들 속에서, 그들의 마음을 읽어보려 애씁니다.


활동을 멈춘 계정에서 느껴지는 정적은 묘한 공허함을 남깁니다. 하지만 저는 그 공백을 상상의 여백으로 채워갑니다. 그들이 남긴 기록에서 추측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들의 하루하루를 그려보며 나름의 대화를 이어갑니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잃어버렸던 친구와 다시 만난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합니다.


이렇게 그들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저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됩니다. 내 삶은 그들과 어떻게 교차했으며, 나는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는가? 그들의 이야기가 멈춘 그곳에, 제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약간의 책임감마저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그들이 언젠가 다시 소식을 들고 돌아오기를 소망합니다. 그들이 새로운 이야기와 감정들로 가득 찬 페이지를 열고, 다시 한번 인연을 이어갈 날을 기다립니다. 소셜 미디어라는 공간에서, 이렇게 보이지 않는 관계의 깊이를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오늘도 그들의 발걸음이 행복으로 가득 차기를 바랍니다.


윤태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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