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_취미

by 김형건

옛 취미는 먼 기억 속 희미한 별빛

취미가 무어냐는 질문에 망설임이 밀려온다


취미, 그것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일상을 벗어난 충동의 표현이며

평범함을 특별하게 만드는 특별한 여정이다


다시 한번 가슴 속 열정의 색을 찾아

순수한 기쁨의 무대를 칠할 것이다


숱한 구경꾼들의 눈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안의 무대로 올라서리라




새로운 사람들과의 첫 만남에서 가장 흔히 오가는 대화 중 하나는 취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취미가 뭐예요?”라는 질문은 어쩌면 우리가 상대를 파악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질문이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주저 없이 대답할 수 있었던 말들이 이제는 선뜻 나오지 않습니다. 독서, 영화 감상, 음악 감상과 같은 일반적인 취미를 말하자니, 정작 그 활동들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떠올라 말하는 것조차 민망해집니다. 단순히 관심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취미’라 부를 수 있을까요?


한때는 ‘마술’이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몰두해왔고, 기술적으로도 나름의 전문성을 갖추었으며,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의 눈앞에서 불가능한 순간을 만들어내고, 상식을 뒤집는 경험을 공유하는 일이 마치 또 다른 현실을 창조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상대가 흥미를 가지기에도 좋은 대화 소재였고, 몇 시간이고 열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세계에서 점차 멀어지면서, 저는 더 이상 ‘취미’라고 부를 수 있는 무언가를 찾지 못한 채 공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과거에 나를 사로잡았던 열정이 사라지고 난 뒤,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과연 취미란 필수적인 것일까요?


누군가 “취미가 꼭 있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쉽게 ‘그렇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취미란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또 다른 내면의 신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필연적으로 여러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직장인, 학생, 부모, 친구, 혹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끊임없이 요구되는 역할 속에서, 취미는 그 모든 틀을 벗어난 순수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행위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내면에 감춰진 욕망과 능력, 독창성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순간이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기쁨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취미조차 타인의 눈치를 보며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한 소일거리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연결되는 본질적인 활동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멋져 보이는’ 취미를 선택하려 합니다. 본래 취미란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채우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즐거움보다는 사회적 인정과 대화의 흥미를 위해 그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그것은 정말로 여러분의 내면을 반영하고 있나요? 혹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취미로 삼아야 할 것 같은’ 무언가에 불과한가요? 진정한 취미란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를 가질 때, 비로소 삶 속에서 하나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습니다.


윤태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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