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_칭찬

by 김형건

다음의 것들을 칭찬한다


알람에 눈을 뜬 것

다시 눕지 않고 바로 일어난 것


얼굴만 씻을까 잠깐 고민했지만 제대로 샤워한 것

대충 입지 않고 차려입고 나온 것


출근하자마자 업무를 다 해치운 것

내일 업무 계획까지 세운 것


미뤄뒀던 약속의 날짜를 확정 지은 것

퇴근 후에 글을 쓰고 있는 것


너무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든 것

오늘을 또다시 버텨낸 것


과하게라도 오늘 스스로를 칭찬한 것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오직 스스로를 위로하고 칭찬해야만 하는 날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존재가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일상의 무게가 유독 무겁게 내려앉는 순간. 모든 것이 버겁게 다가오고, 외로움과 무력감이 뒤섞여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그런 날들입니다. 기댈 곳이 간절해질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주변에서 온기를 찾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런 날은 유독 연락 한 통조차 오지 않는 법입니다. 타인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절실해질 때일수록, 세상은 더욱 차갑게 느껴지고, 혼자라는 사실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볼까 하다가도 결국 손을 멈춥니다. 혹여나 걱정을 끼칠까, 내 감정을 말로 꺼내는 순간 더욱 선명해질까,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친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낼까 하다가도, 괜한 민폐가 아닐까 싶은 마음에 망설이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오롯이 자신만을 의지해야 하는 순간과 마주합니다. 그럴 때일수록 더욱 간절해지는 것은, 타인의 위로가 아니라, 스스로를 향한 따뜻한 인정과 격려입니다.


우리는 종종 큰 성과만을 인정하고, 일상 속의 사소한 성취들은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곤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일지도 모릅니다. 화려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단 한 번의 대단한 도약이 아니라, 하루하루 꾸준히 쌓아 올린 작은 노력들입니다.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강해지는 과정이며,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자신을 칭찬하는 일이 때로는 우스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일 뿐이지만, 실은 그것이야말로 삶을 견디는 힘을 길러줍니다. 작은 승리를 인식하고, 그것을 습관화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단단해지고, 스스로를 믿는 힘이 생겨납니다.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칭찬해 줍시다. "오늘도 잘 버텼다"고, "이만하면 충분히 잘 해냈다"고. 삶은 때때로 가혹하고, 그 무게가 한없이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해내고 있고,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를 견뎌 낸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봅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될 테니까요.


윤태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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