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얼마 전, 1시간 남짓 업무상 회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화상회의가 대부분인 시기이지만, 간혹 대면으로 훨씬 빠르게 해결되는 일들이 존재한다. 그날의 미팅도 마찬가지였다. 상대회사는 유럽에서 온 손님을 모시고 춘천에서 서울로 출장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성의껏 회의를 준비하였다. 평소라면 먼 걸음을 한 상대에게 제대로 된 식사라도 대접하는 것이 원칙이나, 시국이 시국인만큼 간단하게 샌드위치 워킹 런치로 대체하고 양해를 구하였다. 회의를 마무리하고, 다음 약속 장소로 향하는 길에 전화벨이 울렸다.
“ 방금 회의에 참석한 A이사님 남편이 확진 판정을 받으셨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 그러면 A이사님이 확진자일 가능성도 있으니, 참석자 모두 밀접접촉자가 될 수 있겠네. 일단 다음 회의는 취소하고 화상으로 전환합시다. 참석한 우리 직원들도 모두 바로 검사를 받도록 합시다.”
바로 차를 돌려 보건소로 향하였다. 검사 결과는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야 하니, 일단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해보았다. 다행히 결과는 음성.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집으로 들어가 격리를 시작하였다.
다음날, 나는 다행히도 음성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제 참석한 A이사와 가족은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보건소에서 얼마 후 전화가 왔다.
“선생님은 바로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받으셨고, 회의 중 자리도 떨어져서 마스크를 착용하셨네요. 능동 격리자로 분류되어, 6일 차에 검사 한번 더 받으시면 됩니다.”
지인의 감염. PCR 검사. 자가격리. 어느새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
코로나가 훨씬 더 가까이 다가왔다. 뉴스에는 연예인들의 확진 소식도 잇 다른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일이 반복되었고, 음성 판정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분명 70% 정도가 백신을 맞으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바이러스는 전문가들을 비웃으며 진화한다. 종식까지는 아직도 요원하다.
누군가는 ‘그까짓 감기’로 비하하며 사방팔방 쏘다니고, 누군가는 ‘걸리면 끝’이라는 각오로 방역에 만전을 기한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노력 여하와 무관하게 전파된다. 내가 조심하여도 모든 주변인들이 나와 같지 않기에 노력과 감염 가능성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노력해봤자’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답답하다. 정말 답답하다.
지난주에는 같이 차를 타고 밥을 먹었던 친한 형이 아들과 같이 확진이 되었단다. 어제는 둘째 아이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다. 같은 반 친구 가족이 확진되었단다. 연달아 문자가 울린다. 이번에는 옆반 친구가 확진되었단다. 매번 묻고 또 계산한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