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마쓰이에 마사시 2018.06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는 순전히 전작 때문에 찾아보게된 마사시의 후속작이다. 전작만큼 묘사가 정교하고 농밀한 감정이 전달되진 않는 것 같지만, 담담하게 읽기에는 나쁘지 않다. 기록하고 싶은 부분을 책을 읽다 사진을 찍곤 하는데, 네 곳 정도를 찍었다.
담담하게 읽었고, 지금 여기 이 글을 쓰는데 갑자기 궁금한 것은 이 책에서 등장하는 고양이 후미다. 주인공과 후미, 소노다 할머니와 후미, 가나와 후미, 주인공이 살게된 소노다 할머니의 집과 후미, 그리고 후미의 죽음과 안식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래도 가나의 눈 표정에는 그녀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의 부분에서 소리 없이 떠오르는 뭔가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자의 진짜 매력은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비롯된다. 화장도 웃음소리도 완벽하게 통제되는 것은 재미없다. 남자의 매력과 무의식 영역이 어떻게 관계하는지는 남자인 나는 전혀 알 수 없거니와 관심도 없지만.
...히사히코는 행복해 보였다. 아무리 부모 자식 사이라도 각기 전혀 다른 인생을 살면서 서로에게 응어리 없이 만족하는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나와 가나 사이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무방비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올까. 아무런 예고도 없이, 징조도 없이, 소노다 씨에게서 메일이 왔다.
..."그렇게 우아한, 빈틈없는 생활에 여자가 끼어드는 건 쉽지 않아. 자기가 잡음이랄지, 이물이 되지 않을까 싶으니까. 연애에 푹 빠져 있을 수 있는 건 처음 석 달, 길어봤자 반년이잖아? 그 뒤로는 점점 냉정해져서 거기서부턴 서로가 상대방을 어떻게 인정하느냐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나와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자고, 시시한 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고 싶다. 나이를 먹어서 정신이 흐려질 때까지. 아니, 흐려진 뒤로도. 외톨이가 된 류 지슈(오즈 야스지로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남자배우)에게 "쓸쓸하시겠어요"하고 창 너머로 인사하는 것은 친절한 이웃집 아주머니 아닌가. 그 역할에 가나를 놓으면 어떻게 하나. 몇 번이고 가나와 이야기하자. 집이 완성되고 나서도 늦지 않다. 우아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