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센터를 병행하는 스케줄이 더 버거워졌다.
매일 하교 후 학원 가는 루틴도 머릿속에 안 넣는 애들한테
오늘은 놀치와 언치를 가야 한다.
내일은 정신과도 가는 날이다.
말해도 소귀에 경 읽기다.
게다가 우리 집 소들은 힘도 세다.
억지로 소 두 마리를 끌고 가는 엄마는
체력보다 깡만 남았다.
“놀치 좋아하잖아. 엄마 차만 타면 된다.”
지네들 치료하러 가는 길인데도
협조를 안 해준다.
약을 먹일 때도 마찬가지다.
“이 약 왜 먹어야 돼.”
“이따 먹을게.”
너 치료하려고 먹는 건데
그것도 안 도와주냐고 실랑이를 벌인다.
이 일상을 언제까지 유지해야 할까.
초등학교는 방학도 길다는데
유치원이 좋았다.
먼저 같은 병명으로 센터에 다녔던 지인은
얼마 전 아이 치료를 종결했다.
아이가 열 살이 되니
완벽하진 않아도 해볼 만해졌다고 했다.
우리 애들도 그러려나.
그래도 다행인 건
요즘 첫째가 아침에 대변을 보고 가는 루틴이 생겼다는 것.
유분증이 많이 좋아졌다.
둘째의 발음도 좋아져
이제는 자기 의견을 말하는 데
제법 자신감이 붙었다.
아이 셋의 육아는 여전히 버겁고
아이들의 치료 종결은 아직 기약이 없다.
그래도 예후는 나쁜 편이 아닌 것 같으니까
나도 아이들이 열 살이 되는 해까지 버텨보자.
초등학교 갈 때까지만 버텨보자 하던 게
어느새 열 살로 미뤄졌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커피숍 문을 밀었다.
애들은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좋아질 것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블랙 롱드레스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엄마는
패션도, 커피의 얼음도 포기하지 않았고
육아는
더더욱 놓지 않은 낭만주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