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숫자를 불러내 세기도 어려운 수많은 밤들 속에서
어두워진 눈으로 글을 씁니다
이 글만은 오롯이 나를 위해 쓸 수 있길 바라며 화면 가득 의미를 입력합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나를 위한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아 불안해집니다.
노트북을 다시 덮고는 생각이라고도 할 수 없는 깊은 상념에 빠집니다.
상상 속에서 나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글의 내용은 왠지 모르게 나의 진심과 닮아 있습니다.
나는 그 생각 속을 빠져나와 다시 노트북을 켭니다.
이제는 화면을 채운 모든 의미들이 비로소 나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매번 이런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나 자신을 위한 글일수록 타인에게도 좋은 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글을 쓰는 것은 어느새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삶은 나지막한 것입니다.
우리는 돌아가는 길목에서 비로소 행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