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것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굳이 저장하지 않고 지워버리는 글처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그저 그런 일이었다.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마음이 아팠다. 지나치는 것이, 나중에는 인사도 할 수 없는 사이가 되는 것이, 그 모든 것들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글자 그대로 삶의 의욕이다. 잡은 손을 놓쳐도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삶의 접점이다. 그리고 그들을 이렇게 삶의 조각들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정말이지 마음이 벅차오른다.
우리는 결국 가족, 부부, 친구, 혹은 아는 사람이라는 이름의 실로 단단히 묶여 있다.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쌓아 올리며 서로에게 자국이자 흔적을 남겼다. 그런 것쯤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기에 우리는 단단히 엮여 있는 존재였다.
결국, 우리는 그저 버려진 글이 아니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주어진 수많은 약속의 문장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