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싶었다. 잊고 싶지 않기도 했다. 잊을까 말까 고민한다는 것은 잊지 못했단 뜻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소란스러웠다.
기억나지 않아 기적 같은 시간을 기억한다. 결국 아무것도 잊어낸 것이 없지만 그 모든 고통을 참아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의 반을 갚았다. 사람은 사랑도 사람도 버거워하는 존재다.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이 수고스럽다.
언젠가 과거의 너와 나를 만난다면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보다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할까. 모든 것을 잘 해내었다고 감히 말해줄 수 있을까. 무던히 견뎌왔던 몇 해의 여름을 과거의 우리는 짐작이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