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감성적이거나, 혹은 아무 기분이 들지 않거나 했던 수많은 밤들이 있었다. 그 밤들은 적당한 무게로 나를 내리눌렀고, 미처 피할 곳이 없던 나는 정말이지 꾹 눌러졌다. 그럴 때면 마음을 다해 너를 생각했다. 사실 마음을 다한다는 것 자체가 나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건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밤을 지새운 적은 없었다. 그때의 기분, 그때의 감정들은 왠지 나로 하여금 달콤한 눈물을 흘리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리고는, 아주 깊은 잠에 빠져들곤 했다.
시간이 지나고 몇 번의 계절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도 이따금씩 그날의 더운 밤들에 대해 생각한다. 어느 특정한 '그' 해의 여름이 아니더라도 꽤 습한 공기가 느껴지곤 했다. 축축한 눈물을 걷어내고 조금이라도 다리를 뻗고 싶었던 그 여름들이 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벼웠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그때의 무더웠던 열병과 일종의 고단함을 그리워하는 내가 서 있다.
그날들이 떠오를 때면, 또 한 번 여름이 왔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생각은 틀린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