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단지 미뤄지는 것이라면, 그래서 언제든지 그 헤어짐의 순간이 올 수도 있다면, 그땐 어떤 안녕의 말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에게 이별이 없는 것이라면, 그래서 언제까지나 우리가 안녕을 물을 수 있는 사이로 남는다면 그것 또한 어떻게 해야 할지 난 아직도 잘 모른다. 어쩌면 그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긍정의 안녕을 묻는 사이로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너무 확실하다면, 오히려 우리는 이미 헤어졌을지도 모른다.
딱히 정답이 없고 정답을 찾아야 할 이유도 없는 사랑에 관련된 질문들이 수도 없이 쏟아지고, 우리는 그 떨어지는 사랑의 빗물에 어깨를 적신다. 분명한 것은, 누군가는 사랑을 원망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사랑을 절대적인 것이라 믿으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둘 중 누군가가 더 불쌍한 사람인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 결국 사랑은 왠지 모르게 불확실하고, 사랑하고 있는 우리들 모두는 한없이 어설프다.
그래서 나는 우리의 사랑을 감히 확신하지 않기로 했다. 당연한 것은 애초에 없었으므로, 그리하여 사랑이란 우리가 항상 각 순간들의 시작점에 놓이게 되는 것과 같으므로 아무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 생각이 담백하다 못해 서로의 믿음을 앗아가는 것일지라도, 나는 모든 것을 가만히 놓아두기로 했다.
정말이지
모든 것이 너무 확실하다면, 오히려 우리는 이미 헤어졌을지도 모른다고, 그게 그냥 그런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