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님을
어느 존재의 '온도'를 기억하는 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뜨거움과 차가움 그 중간에 서서 아무것도 못 하던 나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본다. 이어폰을 고쳐 끼고 작았던 음악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껴본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아직 식지 않았구나 하고.
여느 날과 다름없이 쏜살같이 도망가는 해를 보며 그 찰나의 이별마저 뜨겁다고 생각한다. 문득 나도 해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되뇌어본다. 하지만 이미 그 모든 것은 불가능해졌다고도 느낀다. 나는 오늘도 여전히 미지근한 사람이구나, 역시나 그때처럼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 를 머릿속에 크게 쓴다.
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사실 하나를 기억한다. 내가 그리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도를 지녔기에 마주할 수 있었던 진짜 뜨겁거나 차가웠던 순간들을, 혹은 차갑거나 뜨거웠던 사람들을. 그들의 모퉁이를 돌고서도 여전히 발이 시리던, 그들의 손을 잡고서야 비로소 찬 손을 데울 수 있었던 그 모든 순간과 상황들을 빠짐없이 기억해낸다.
덕분에, 남은 서러움은 나만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이다지도 많은 순간에 안녕을 외칠 수 있었던 삶에는 아직 서러움을 나눌 시간도 사람도 많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