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대체 왜 이래?]
고양이 타액으로 인한 급성 알레르기인 것 같네요.
알레르기 주사를 맞고 링거주사를 맞고 며칠을 쉬어야 됩니다.
가이드님은 집에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계셨다. 원래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고양이와 떨어져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고양이와 떨어져서 생활을 했다. 가이드님도 그런 나를 생각하셔서 방으로 고양이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주셨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밤에 잠을 자는데 자꾸 눈이 가려웠다. 처음에는 몸이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긁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가려워졌다. 고양이랑 같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왼쪽 눈이 잘 보이지 않았다. 거울을 보니 어젯밤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피곤하다 보니 있었다. 오른쪽 눈도 조금씩 붓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졌고, 무엇보다도 심각한 건 기도 부분이 점점 갑갑해오는 것이 느껴졌다.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가이드님께 상황을 알렸고, 부랴부랴 근처에 있는 한인병원을 찾아갔다.
의사 선생님의 진단대로 고양이 알레르기가 맞았다. 고양이와 굳이 같이 있지 않더라도, 고양이가 몸을 비볐던 곳이나 타액이 묻어 있는 곳에 피부가 맞닿을 때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충분히 올 수 있다고 한다. 집에 돌아가서 보니, 내가 머물고 있는 방에는 고양이의 잔털을 이불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런 이불을 덮고 수시간을 잠을 잤으니 알레르기 반응이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우선 빨리 알레르기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기도가 막힐 수도 있다며, 바로 약 투여를 해주셨고, 하루는 링거를 맞고 쉬어야 한다며 권고를 해주셨다.
[치료비]
약 값과 진료비까지 모두 해서
210달러 정도 나올 것 같네요.
기도가 막히면 자칫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급하게 약을 투여하긴 했지만, 진단서와 함께 돌아온 의사 선생님의 말씀은 좌절스러웠다. 당시에는 아직 투어객들을 만나기 전이었기 때문에 나의 전 재산은 150달러가 고작이었기 때문이다. 진료비를 도저히 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가이드님께서 누워있던 나를 대신하여 나의 입장을 잘 설명해주셨다. 가난한 여행자고, 사람들에게 사진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 다니는 친구이기 때문에 어떻게 조금만 비용을 절감할 수 없을까를 부탁하셨다. 의사선생님은 잠깐 고민을 하시더니, 의료법상 영수증을 무조건 남겨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할인을 해줄 수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어차피 여행자 보험이 가입되어 있으면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고 하셨지만 나는 당장 150달러 밖에 없었고, 설사 210달러가 있다고 한 들, 다 내고 나면 아예 돈을 다 써버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면 내가 진료비 60달러를 받지 않을게요.
대신 영수증에는 진료비 포함 210달러로 기재를 해야 돼요.
내가 60달러를 청년에게 후원해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나중에 좋은 일 많이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배려해주신 덕분에 약 값으로 150달러만 지불하게 됐다. 3주가 지난 후, 통장으로 영수증에 적힌 대로 210달러에 준하는 금액이 환불 되었다. 결국 나는 치료를 받고도 오히려 60달러를 더 받게 된 셈이 되었다. 뜻하지 않게 의사 선생님께 부담을 드려 죄송했다. 하지만 이미 일은 일어나버렸으니 선생님과 약속한 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면서 여행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을 했다. 의사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진 / 글 폴작
작가블로그 walking-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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