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계절 - 병

by 윤슬


얼마전 자궁에 생긴 물혹 때문에 생리를 과다하게 하게 되어 병원을 찾았다. 3cm 되는 혹이었는데 호르몬을 비정상적으로 뿜어내어 10일이 넘게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는게 의사 선생님의 설명이었다. 호르몬제 약을 먹고 힘들었던 몸을 추수리며 유튜브를 봤는데 머리를 ‘땡’치는 콘텐츠가 있었다. 이제껏 난 깨어있는 것이 삶의 기본이라고 생각했었다. 잠을 자고 있는 상태가 삶의 default 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그런데, 김주환 교수님 말씀에 따르면, 잠을 자는게 삶의 default라고 하셨다. 꾀나 충격적이었다. 잠을 잘 자야 한다는게 요점이다. 그리고 여기에 혈당과 체지방 관리, 운동하는 삶이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셨다. 나의 경우 잠도 잘 못자고 당이 떨어지면 과자로 배를 채우고 체지방도 엉망, 운동도 밥풀이 산책정도가 고작이다. 몸이 안좋으니 먹는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야 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살고자 귀리와 현미를 장바구니에 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웃음이 터졌다. ‘에고 살고싶구나’.


밥풀이도 나와 함께 덩달아 아팠다. 뒷다리를 절어 병원에 가니 슬개골 탈구가 되었는데 심장이 아파서 뒷다리 치료는 무리라고 말씀하셨다. 얼마 진료 안했는데 병원비 13만원. 병원에 가기만 하면 십만원이 기본으로 나온다. 그렇지만 누나가 커피 안마시면 되지. 고기 한번 안먹으면 되지. 얼마 후 앞다리도 절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일을 어떡하나. 산책을 너무 좋아하는 밥풀이인데 못걸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장바구니에 도가니를 담아 결재하고 도가니를 푹 삶아 먹였다. 돈덩이 밥풀. 나도 도가니 안먹는데. 그리고선 나아지기를 바랐다. 집에서 쩔뚝이고 밖에서는 생생해지는 밥풀이. 산책은 그동안 한 것의 1/3정도 밖에 못하지만, 똥/오줌은 싸야하니, 밖에 나갔다. 동물한방병원도 예약을 해 두었다. 어찌나 유명한 병원인지 3개월 뒤에나 예약이 가능했다. 심장병원도 그렇고 한방병원도 그렇고 금융치료 장난 아니다. 한방병원은 취소할 수 있으면 취소할까 생각도 든다. 더 못걸을 때 가도 되니까. 글쓰는 지금, 조금 쾌차한 밥풀이가 옆에 누워있다.


호르몬제 때문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회사에서 머리가 아파왔다. 좀 쉬고 싶은데 생계 때문에 회사를 쉴 수 없다. 밥풀이 약값도 벌어야 하고. 뫼비우스의 띠 같은 노동의 삶을 퀀텀 점프로 벗어날 수 없을까? 디지털 노마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시 글을 써 내려간다. 언젠가 이루고 싶다, 경제적 자유. 몸도 마음도 치유할 수 있는 경제력있는 시간 부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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