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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어?

경험이 많으면 확신하는 것들도 많아질까

by Roo


경험이 많아질수록 알아가는 것도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확신보단 불확신이 늘어가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 놓인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본 것들만을 맹신하며 타인을 깎아내리기 바쁘지만 정작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품지 않는다.


깊은 바다도, 우주 끝도, 아직은 닿을 수 없는 곳이기에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고 한다. 사실로 정리된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사회가 변하고 언어가 변하고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앞으로 또 어떤 것들이 새로 생기고 그에 맞춰 적응해야 할지 고민이 생기곤 한다.


나는 세상에 적응하는 것이 싫지 않다. 오히려 긍정에 가깝다. 새로운 사람들도 즐거웠고, 새로운 환경도 즐거웠다. 새로운 파티도 새로운 음악도 찾아다니고 있다.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다 보면 '원래 그래'라고 말하는 이들의 무책임을 벗어날 수 있다.


부재중인 이를 이야기 주제로 꺼내 쓰는 것이나, 지나간 일들을 끌어올려 현재와 비교하는 것이나, 세상을 경험하며 변화한 덕에 불편해진 것들이지만 고집스러운 태도로 다른 것을 선택한 스스로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주관이 뚜렷하고, 옳고 그름이 확실한 사람은 멋있다. 말과 행동에 가치관이 베여있어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 불안함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결과를 만들까 궁금하기도 하다.


불편함을 만드는 건 자신의 사상을 강요하는 사람들이다. 좋아 보이는 것들에는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라, 묵묵하게 행하다 보면 따르는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굽힐 의지 없이 타인에게 강요를 일삼는 이들은 뭐가 그렇게 자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자신이 없어 혼자 짊어지는 책임을 선택했다. 하루를 무리하는 것도, 일주일을 쉬는 것도, 한 달을 방황하는 것도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질 일이다. 결국엔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것일 테니 그 누구에게도 옳은 방법이라 설득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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