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가끔 스피드를 즐깁니다.
얼마 전, 집 근처 도서관에 갔다가 휴무라서 입구에 발 한쪽도 들이지 못하고 돌아선 적이 있었다. 이 도서관은 오는 길이 언덕 3개는 넘겨야 도달할 수 있는 곳으로 트리플 언덕으로 악명 높은 곳이었다. 여름을 훌쩍 따라잡은 날씨 때문에 이미 땀이 줄줄 나버린 난 다시 그대로 왔던 길을 돌아갈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근처 공원에 가방을 내려놓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는데, 한 노부부가 옆 벤치에 앉았다. 그들도 잠시 땀을 식히려는 듯 숨을 돌리다가 할머니가 나에게 물으셨다.
"이거 아가씨 거예요?"
할머니는 5~7세 용으로 보이는 씽씽이를 가리키고 계셨다. 내가 타려면 족히 몸은 반쯤 접어서 한쪽 발을 간신히 올릴 정도였는데 편견 없이 물으신 할머니가 마냥 웃겼다. 아니라고 답하니 할머니는 망설임 없이 씽씽이에 올라타서 공원 한 바퀴를 휙 돌았다.
바람이 공원으로 넘쳐흘렀고, 할머니의 발 굴림에 맞춰 나뭇잎이 흔들렸다. 때론 계획에 없던 휴식이 웃음을 일으킨다.
'씽-'하고 여유로운 공기가 몸을 가득 채운다.
-22년 5월 18일
-도서관 앞 벤치에서 있던 일을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