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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솦 솦 Nov 15. 2019

마음 한 줌

오늘 7개월이 막 지났다는 예쁜 아기를 만났다. 정오를 막 지나는 시간에 아기는 엄마 품에 안겨서 반쯤 감긴 눈으로 쳐다본다. 아이가 너무 이뻐서 지나가다 말을 건넸다. 아기는 말을 건네는 나를 쳐다보며 점점 눈이 커지더니 방긋 웃어주기까지한다. 그 예쁜 미소에 녹아내린 나는 한참을 아기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아기는 가만히 나를 쳐다본다. 그러더니 손에 들고 있던 쪽쪽이를 팔을 쭈욱 뻗어 내게 건넨다. 아기 엄마가 웃으며, "얘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란다. 생각해보니 그도 그렇다. 7개월 세상에 마음을 편안히 가라앉혀주는 쪽쪽이 만큼 소중한 것이 어디 있을까. 그 소중한 것을 내가 건넨 웃음과 말 한 마디에 맞바꿔준다. 


내가 받지 않으니, 안받고 뭐하냐는 듯이 다시 한번 팔을 쭈욱 길게 편다. 아이고 이뻐라.


그 이쁜 작은 미소와 쪽쪽이가 늦가을 오후를 따뜻히 덥혔다.


사람의 마음을 덥히는 건 이런 마음 한 줌인 것 같다. 

한 사람의 세상을 가득 담은 쪽쪽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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