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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솦 솦 Jan 16. 2020

사랑가

01152020

내게 사랑은

이불깃에 눈물을 묻히는 날 

보고싶은 사람이 있는 것이다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순간

그 순간 기억나는 얼굴이다


다른 어느 목소리도 아닌

그 사람의 목소리로 들어야 하는

'괜찮아'가 그리울 때,

나는 그것이 사랑인 줄 안다


그런 당신이 그리워

나는 가슴 속 깊은 숲속에 버섯처럼 소담소담 자라나는

당신을 찾아 읽으러 먼 기억을 떠난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먼 기억에서 이야기해주는

당신의 '괜찮아'를 반복해 읽으며,

오늘 지친 영혼은 과거의 자장가로 잠을 청한다




영화 '결혼이야기'


영화 '결혼이야기' 마지막에 결국 이혼을 한 둘은 이혼 후에도 아들 때문에 자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혼 전 카운슬러 앞에서 읽기를 거부했던 아내의 편지를 우연히 발견한 남편은

이제 막 글을 배우는 아들의 성화에 소리내어 편지를 읽는다.

"나는 이혼을 원하지만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거야"라고 쓴 아내,

이혼 후에야 그 편지를 접한 남편.


사랑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결혼.

눈물 콧물 흘리며 오열하는 남편,

그 위에 포개어져 위로하며 함께 우는 아내.


처절한 이혼의 과정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사랑.

그토록 비참했던 함께였지만 끝낸 후에도 지워지지 않는 마음.




이렇게 깊은 밤

홀로 앉아 생각을 정리하다보면

불현듯 생각나는 목소리가 있다.


마음이 깨어질 듯이 아픈 날

미칠듯이 듣고싶은 목소리가 있다.

하마터면 전화기를 들고 전화를 할 뻔한

그런 목소리.


헤어진다고 사랑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렇게

남은 평생을 그를 사랑할 것을 안다.


우리는 지워지고 자장가는 달콤하다.

그리고 이 남은 사랑은

날을 더할수록 더욱 애잔하다.


다시는 함께할 수 없을 거라는 것을

절망처럼 알기에,

나는 다시 없을 희망으로

당신을 사랑한다.

아무것도 가질 수 없을 때,

아마도 내 사랑이 완성되는 것일지도


당신 얼굴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심장 근처에 온기가 돈다


이 온기가 

사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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