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해외여행 중 꽃은 명품 쇼핑이 아닌 바로 그로서리마켓 구경일 것이다. 신랑과 함께 왔다면 오래 머물기 어려웠을 마트 구경. 내가 원하는 만큼 넉넉한 시간을 해외 마트의 마케터가 된 양 천천히 차근차근 둘러볼 수 있었다.
독일 대형 슈퍼마켓 중 하나인 Kaufland. 단층 건물이라 그런지 더 규모가 크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싱싱한 채소와 과일들이 가득하다. 해외 그로서리 마트에서 보는 색다른 모양의 채소들을 보고 눈이 반짝거린다. 엄청난 사이즈의 가지와 진한 오렌지빛의 호박, 얇고 긴 사이즈의 당근은 동화책에서 보던 비주얼이다. 야채코너 옆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와 초콜릿 진열대가 있는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한국뿐 아이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하리보 젤리가 독일화사인 건 대부분 사람들이 알 것이다. 긴 진열장 한 라인이 모두 하리보 젤리로 가득하고 그 건너편엔 또 하나의 유명한 초콜릿 브랜드 킨더조이가 있다. 정말 이 두 섹션만 봐도 입이 딱 벌어진다. 양대 산맥을 이루는 유명한 독일 초콜릿 킨더와 밀카 브랜드의 아기자기한 포장과 디스플레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먹지 않아도 혀끝으로 단내가 느껴지는 거 같다. 벌써부터 한국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는 환브로를 진정시키느라 바쁘다. 사실 마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소시지와 햄이었다. 처음 보는 크기와 모양의 다양한 종류들이 엄청 큰 냉장 공간에 가득 차 있다. 마음 같아선 아이스박스 가득 실어 한국으로 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고작 몇 가지 골라 맛보기에 만족하기로 했다.
브라트부르스트(Bratwurst)
독일의 대표적인 소시지 중 하나인 브라트부르스트는 돼지고기, 소고기, 양파 등을 섞어서 만들어진다. 바삭하고 부드러운 텍스처와 진한 맛으로 유명하며, 독일의 콘서트나 축제 등에서 많이 판매된다고 한다.
프랑크프루터(Frankfurter)-프랑크푸르트(Frankfurt)
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비엔나소시지와 함께 유명한 소시지가 바로 프랑크프루터 즉, 프랑크 소시지일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이 프랑크 소시지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라는 도시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현재 독일의 금융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원을 둔 프랑크프루터는 전통적으로 만들면 양의 창자에 순수 돼지고기를 넣어서 만든 소시지인데 미국에서 핫도그가 발명되면서 프랑크 소시지와 비엔나소시지는 자연스레 일 번 대중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소시지의 종류가 되었다. 독일 이민자들이 이 소시지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오면서 핫도그의 유명세와 함께 프랑크 소시지가 세계적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기여한 셈이다. 독일에선 직접적으로 '프랑크프루트'라는 단어를 소시지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프랑크프루트나 주변 도시에서 만들어야만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하여 정통성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또 하나 납작 복숭아! 찌그러지고 못생긴 납작 복숭아의 명성은 이미 한국에서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만큼 그 맛은 유명하다. 게다가 가격은 또 얼마나 착한가? 복숭아 마니아 환브로도 납작이 매력에 푹 빠져 여행 내내 하루가 멀다고 복숭아를 먹었다.
아이들도 나 만큼이나 그로서리 쇼핑에 즐기는 모습이다. 마트에서 놀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1. 다양한 제품의 이름을 현지어로 알아보기
2. 현지 물가와 우리나라 물가 비교해 보기
3. 환율 계산해 보기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와 덧셈, 곱셈 공부는 이만한 게 없는 거 같다.)
4. 간단한 언어 익히고 사용해 보기( 마트에서 물건을 찾거나 푸드코트에서 주문하고 계산할 때 아이들한테 미션을 주면 생각보다 즐거워하고 잘 수행한다.)
< 판트제도- Pfand>
요즘은 우리나라도 생수 소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석회수 때문에 유럽에서는 물을 꼭 사서 마신다. 그래서인지 독일의 재활용품 보증금 제도 Pfand(판트) 또한 참 잘 되어 있는데 시민들의 인식과 참여도 잘 되고 있어 부러웠다.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제품 포장 겉면에 보면 Pfand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제품을 구매 후 다 마신 후에 병을 전용 자판기에 반납하면 25센트(약 350원) 환급 영수증이 발급되고 마트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윤 자매도 독일로 이주한 후 마트에서 음료나 물을 살 때 될 수 있으면 Pfand 표시가 되어 있는 제품을 구매한다고 한다. 요즘은 마트의 모든 물병이 다 판트가 되는 제품이라는데 장바구니에 깨끗하게 모아 온 병을 다시 되돌려 주고 빈 장바구니에 새로 장을 보고 자연스럽게 장바구니고 들고 다니게 되는 습관도 생기게 되는 거 같아 더 좋은 거 같다. 평소 강릉의 툰베리라고 불릴 정도로 환경에 관심이 많은 첫째 지환이와 여행 내내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는데 그중 하나가 독일의 재활용 시스템에 대한 극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