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 들여다보기
퇴사를 결정하면 시원하고 통쾌한 기분일 것 같았는데
억울함, 쓸쓸함, 아쉬움.. 이런 감정들이 먼저 솟아났다.
지금껏 참아왔으니 이번 한번만 더 참으면 됐던 거 아닐까 라는 미련에
이런 결정을 하게 한 건 타인 때문이라는 남 탓에서 시작한 미움
내가 고생고생해서 만들어 놓은 지금을 그냥 두고 가야 하는 억울함
퇴사를 말했을 때 덤덤해하던 몇몇 팀원들의 반응에 대한 섭섭함 그리고 쓸쓸함.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감정들을 내가 대체 왜 떠올릴까. 나는 왜 그럴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가득했다.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외면한다고 해서 마음에서 머리에서 사라지는 감정들이 아니었다.
그때 지인이 이런 말을 해줬다.
네가 느끼는 그 감정들은 이유가 없는 거야. 그리고 당연한 거야.
너 누구보다 열심히 했어
그러니까, 그냥 그 감정들을 인정해줘야 해
내가 나를 인정해 주고 힘든 감정이 나를 휘감을 때 '그럴 수 있어', '당연히 그런 마음이 들지'라고 인정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사실 너무 힘든 일이다. 부정적 감정이 떠올라올 때 그걸 바로 마주 본다는 건 너무 괴롭다.
두 발을 까맣다 못해 찐득거리는 구정물에 담그고 있는 느낌.
발톱부터 시작해서 바지 밑단을 타고 올라오는
검고 찐득한 찌꺼기들을 그저 바라보고 내려다보는 일은 숨이 막혀 오는 느낌이다.
빨리 두 다리를 움직여서 빠져나가고만 싶은데.. 그걸 마주 보라니.. 고문에 가깝다.
하지만 해내야겠지. 이렇게 두렵고 어렵지만 하나씩 해 나가다 보면
나도 어느 순간 가벼워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내 감정이니, 외면하지 않고 부정하지 않고 오롯이 바라볼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싶다.
오늘의 기쁨
점심시간에 오랫동안 사야지 사야지 했던 '모기 팔찌'를 구입했다. 얇아서 아이가 불편해하지 않을 것 같아서 몇 년 전부터 사고 싶었지만 늘 잊어버렸던 건데, 드디어 샀다. 아이가 올해는 모기에 덜 물릴 생각을 하니 엄마로서 무언가 하나 더 한 것 같았다.
오늘의 슬픔
아침에 말도 안 되는 떼를 쓰는 아이에게 그렇게 자꾸 하면 엄마도 도망갈 거라고 말해버렸다.
계속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데도 떼쓰면 엄마도 힘들고 힘들면 엄마도 도망갈 거라고...
최악의 말이었다. 어린 시절 나의 불안을 만들어냈던 말이었는데..
다시는 어떠한 경우라도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는 후회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