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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Jul 26. 2018

묘비명

묘비명을 정했다

"언제나 before"


새해가 된다, 살을 빼기로 한다

맥도날드 표지를 옆으로 눕혀놓은 듯한

Before 사진을 찍는다

서랍 속엔

After 없는 Before 사진만 다섯 장 있다


줄쳐진 공책을 산다

시도 천 편 필사하면 잘 쓸 수 있다 하고

외국어도 천 시간이면 입이 열린단다

책꽂이엔

천까지 번호 붙여진

빈 공책만 세 권이다


웃지 마라, 내 인생

설렘으로 가득하여

꽤 살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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