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 이형란
벚나무 잎이 화려하여
노란 꽃인가 다가가다
끊기던 전화소리 들리는 듯하여
멈칫했습니다
꽃진 지 오래입니다
우리 아직 서로에게
온통 꽃이어서 마냥 꽃이어서
걸음 절로 가까이 옮겨져도
그즈음에서 멈춰야 꽃빛입니다
그대 내게 딱 세 번의 전화벨일 때
흐드러져 헤픈 하얀 벚꽃이나
검붉어 비장한 낙엽
이도저도 아니어 언뜻 궁금한
노란 빛으로 새겨집니다
지친 실핏줄 들여다보기 전
꽃인 줄 알았네
아무 일 아닌 듯 돌아섭니다
2020.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