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
어제 저녁
68.8 (100g 감량)
오늘은 이른 점심약속이 있어서, 아침은 간단히 오이만 먹고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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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말보다 식구라는 말을 좋아한다.
벗어날 수 없는 혈연의 굴레보다는,
밥을 같이 먹는 훈훈한 사이라는 말이어서 더 좋은 듯하다.
가끔, 더이상 설레지 않아서 헤어진다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읽는다.
내 눈에는 이렇게 읽힌다.
우리는 더이상 밥을 같이 먹지 않습니다. 밥을 같이 먹고 싶은 다른 사람이 생겼거든요.
부부가 어디 설렘으로 사는가, 밥으로 사는 거지.
복 효근 시인의 시를 하나 소개하고 싶다.
무심코 / 복효근
서먹하니 마주한 식탁
명이나물 한 잎 젓가락으로 집어 드는데
끝이 붙어 있어 또 한 잎이 따라온다
아내의 젓가락이 다가와 떼어준다
저도 무심코 그리했겠지
싸운 것도 잊고
나도 무심코 훈훈해져서
밥 먹고 영화나 한 편 볼까 말할 뻔했다
이 시를 남편에게 읽어준 뒤론, 깻잎 장아찌 같은 반찬을 먹을 때면 남편의 젓가락이 짐짓 떼어주기라도 할 요량인 듯 뒤따라 온다. 능청을 떠는 것이다. 식탁에 웃음이 터지는 건 정해진 수순이다.
미혼인 독자라면, 결혼을 계획하면서 설렘을 꿈꾸지 마시길^^.
지속 가능한 밥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기혼인 독자라면, 저녁 밥상에 명이나물이나 깻잎 장아찌를 마련해보시는 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