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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Sep 24. 2022

접시 다이어트 9 - 만두

접시 다이어트 9일째 - 68.1  (100그램 감량, 총 2.4키로 감량)



어제 점심


오이 / 능금(??) /  검은콩나또 / 식빵 한 개 / 땅콩버터 / 요구르트 / 땅콩 (여러 가지를 먹은 듯하나 콩과 유산균이 겹치는 듯)



어제 저녁

포도 / 가지 / 감자 / 밥 /  두부 / 미역 / 버섯


최대한 쌓았는데도 맛있는 감자채를 한 숟가락 밖에 못 담았다, 반 대접은 먹던 건데...



오늘 아침

오이 /  요구르트 /  땅콩 /  만두 / 김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국의 기성품 만두는 어쩌다 먹어야 맛있지만, 중국의 만두는 밥이 된다. 매일 먹어도 안 질린다는 얘기다.


중국에 막 어학연수를 갔을 때, 나는 중국사람들이 아침을 밖에서 사먹는 게 참 부러웠다.  이제는 집밥이 최고라는 걸 아는 나이가 됐지만, 그때만 해도 밥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일이 산더미 같았던지라, 심지어 아침을 사먹을 수 있다는 게 별천지 같았다. 95년의 얘기다.


그때 한국의 길거리 음식은 천원이 제일 낮은 가격이었다.  지금은 삼천원쯤이지만.

중국 기숙사에 짐을 풀고 일주일쯤 됐을 때, 나는 큰맘 먹고 중국인들처럼 만두와 차로 아침을 먹어보기로 했다. 물가개념이 없던 때라 한국의 천원에 해당하는 십원을 들고 만두가게 앞에 가서 줄을 섰다.  십원을 주면서 만두를 달라고 했더니 좀 당황하는 것 같았다.  온가족이 갑자기 여기저기를 뒤지더니 이마트 봉지 같은 걸 하나 구해와서는 만두 다섯 판을 쏟아 담아주는 게 아닌가.


한 개 0.2원인 만두를 십원어치 달라고 해서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우아하게 중국인처럼 만두 두어 개로 아침을 먹으려던 포부는 어느새 사라지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발걸음도 머리도 무거워져만 갔다.  잘 알지도 못하는 기숙사 사람들을 다 깨워서, 귀한 것도 아닌 만두를 나눠주느라 오전을 다 보낸 기억이 있다.


물론 그 다음날부터는 나도 일원만 들고가서 만두 두어 개와 거스름돈을 받아왔지만 말이다.


이제는 상해사람들이 강남역에 와보고는 변두리 같다고 한다니, 그때의 중국은 우리 기억 속에만 남아 있을 것이다. 가성비 끝판인 맛있는 만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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