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형란 Oct 13. 2022

접시 다이어트 16 - 살을 뺀다면 그들처럼 (2)

접시 다이어트 16일 : 67.6kg (300g 감량, 총감량 2.9kg)


(어제 저녁)

밥 / 김치 / 당근 / 오징어



오늘 아침 : 땅콩, 맛살 두 개, 펑리수 하나 (점심 약속이 있어서 아침은 먹는 시늉만 했다)


---------------------------------------------------


다이어트 이야기가 나오면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브런치에 이미 <단풍처럼 분한 일이 있기를>에서 소개한 이야기긴 하지만, 살 빼는 이야기니까 다시 하도록 하자.


강사로 일하고 있는 강남역 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학원으로 돌아가던 때였는데, 골목길을 지나던 차 한 대가 계속 따라오며 빵빵거렸다.
"골목에서 뭘 어쩌라고 눌러대는 거야"
짜증 어린 얼굴로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대학교 남자 동창생이 서 있었다.  분명 내가 아는 친구였는데, 90kg는 너끈히 나가 보이는 체구에, 허리는 40인치 이하로는 안 보이는 게 아닌가.

15년 만에 만난 반가움은 한마디도 뱉지 않고, 내 입에서는 비명이 먼저 새어나갔다.

"너 어쩌다 이렇게 됐어, 물론 우리가 오래 못 만났으니까 변할 수는 있지만, 이건 오차 범위를 너무 넘어가는 거잖아, 이건 완전 반칙이야."

몇 분간의 호들갑을 뒤로하고 헤어지고 나니 못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육 개월 후, 학원 데스크에서 나를 찾더니, 어떤 남자가 학원 앞 스타벅스에서 기다린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의아함을 그득 안고 나가보니, 거기에는 전성기로 돌아간 그 친구가 앉아있었는데, 나의 반응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6개월 동안 산악자전거를 열심히 타서 18kg을 감량했다는 말을 들려주었다.


우리들도 어쩌면 몸매나 다이어트에 관해서 욱하도록 분한 이야기를 들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욱하도록 분했던 그 순간이 얼마나 의미있는가는 그후 나의 행동에 달리지 않았을까.


분했던 순간이 있는가, 부끄러웠던 순간이 있던가, 부러웠던 순간이 있던가.

그렇다면 그 순간을 기억하고 조금더 분발해보자.

그랬을 때 결론은 <건강한 나>다, 결국 나 좋은 일이 된다는 거다.

매거진의 이전글 접시 다이어트 15 - 살을 뺀다면 그들처럼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