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형란 Sep 22. 2016

부산 텐트 공장

미싱 경력 5년, 적금 통장 하나

25세 야간대생, 사장님 정부


굵은 텐트실에 다리를 베이면

깔깔거리고 웃는 모습이 얄미워

네가 미싱사, 내가 시다인 것 말곤

부러울 것 하나 없다

언니라고 부르나 봐라 눈 흘겼지만

요즘은 문득문득 네가 보고 싶다


그에겐 혹시 아니었어도, 

네게는 그게 사랑이었음을,

박아도 박아도 끝내 불량으로 판정 받을 젊음에

밤마다 터뜨렸을 네 울음을

쭈글거리는 오바로크 뒷면으로만 여기고


제값 받지 못한 젊음의 가운데 솔기를 
마주 잡고 당기면서도
네게는 차가운 눈흘김만 던진 걸

아프게 후회한다, 언니야







매거진의 이전글 한 가지만 잘 하면 먹고살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