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눈물을 수년간 쏟아내 마른 줄만 알았던 엄마의 눈에 다시 눈물이 샘솟았다. 사소한 일에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마른 마음에 비가 내린다.
외할머니는 손녀딸의 변고를 눈치챈 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손녀딸의 소식을 전하지 않는 딸이 이상하기만 하다. 다른 딸과 아들들에게 물어봐도 누구 하나 시원하게 대답해 주지 않는다. 고통이 더 큰 고통을 낳을까, 모두 쉬쉬한다.
할아버지에게 사는 것은 귀찮은 일이 되었다. 예전에는 이렇게 맛있는 것이 없다며 요거트를 좋아하셨는데 요즘에는 한 술 떠서 입에 가져다 드리면 먹기 싫다고 고개를 돌리고 성을 낸다. 그런 할아버지에게 고모가 자신을 알아보냐고 묻자 짜증을 낸다. 할아버지는 모르니까 더 짜증이 난다.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를 보며 고모는 몸을 돌리고 눈물을 훔친다.
외할머니는 작은 외삼촌 때문에 죽는 날까지 마음이 편할 수 없다. 깨물어서 아픈 손가락에게 줘야 한다며 천 원, 이천 원 푼돈도 쓰지 못한다. 이제는 삐쩍 말라 시꺼멓기만 한 작은 외삼촌은, 이혼한 전처에게 양육비를 보내느라 등골이 휜다. 외할머니는 손주 용돈을 챙긴다. 자주 보지도 못하는데 돈이라도 줘야 한다며, 그래야 좋은 기억이 마음에 생길 것이라며.
인연을 놓지 않는다. 악착같이 붙잡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