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연탄 난로

by 함완

시골집에는 겨울이면 거실의 한가운데 난로가 자리한다. 기름값을 아끼려 수년 전 연탄 난로를 집에 들여놓은 부모님은, 연탄 난로 아니었으면 어떻게 겨울을 넘겼을지 모르겠다며 이게 ‘효자’라고 말씀하셨다. 여섯 달 따뜻하게 겨울을 나는 데 50만 원이면 된다 하셨으니 말이다. 연탄불이 꺼지면 안 된다. 번개탄을 쓰면 돈이 두 배다. 가스불 쓰는 것도 아깝다.


연탄 난로 위에 남은 찌개를 다시 끓일 때면 구수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냄새가 온 거실에 가득하다. 가뜩이나 몸이 안 좋은 누나는 찌개 냄새 때문에 힘들다고 엄마를 타박한다. 이렇게 아끼고 아낀 돈으로 누나의 병원비가 생긴다는 것을, 누나는 그 끝없는 연결고리를 모른 체한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게 있다는 것을 누나는 아직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연탄 난로만한 게 없다. 연탄 난로보다 효자인 자식이 없다. 각자의 삶에 지쳤다는 핑계로, 자식들은 부모의 삶을 연탄 삼아 태운다. 부모를 태워 자신의 삶이 따뜻해진 것을 모른 채, 여전히 부모의 삶에 불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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