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쓰는 도중 띠리링~두 번째 구독자 알림.
내가 쓴 글을 대체 누가 읽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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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도
누가 봐줬으면 하는 마음에 하는 말인걸 안다.
글 3편, 십몇 개의 라이킷.
드디어 나에게도 첫 구독자가 생겼다.
브런치 작가 승인은 2023년 11월에 받았다.
'브런치? 그런 게 있나 보다......'
했었는데,
별거 후 짐정리도 끝나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서
내가 발 딛고 있는 '일상'이,
다이내믹한 하루하루가
점점 더 재미있어졌다.
살아 숨 쉬어지는 것,
생기에 찬 에너지가 나의 공간을 채우고,
나는 삶을 즐기기 시작했다.
'삶' 자체가 주는 행복과 평온,
예상치 못한 이벤트의 짜릿함과 긴장감,
아는 척 한 번 해주고 동행하다 보면
혼자서 조용히 사라져 버리는 불안까지......
이전에는 밀어내기 바빴던 삶이 주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볼 여유도 조금씩 생겼다.
이런 여유가 생기고 나니 삶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브런치가 나의 삶을 담백하게 담아볼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보기 좋은 것, 화려하고 멋진 장식만이 아닌
오색으로 찬란한 인생의 여정,
그것이 내게 진정한 선물로 여겨졌다.
갑자기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써봐야겠노라 구미가 당겼다.
마침 평소 잘하지도 않던 인스타에
'브런치 작가 되기 과정 모집'글이 있어
덜렁 신청하고 입금을 했다.
준비과정은 느슨했지만
막상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니
오랜만에 시험 보는 것 같고 설렜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한 번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작가를 신청하고 승인을 받는
브런치의 문턱이 주는 권위와
뭔가 해냈다는 기쁨이 공존했다.
그것도 잠시, 브런치에 막상 글을 쓰려니 막막했다.
"7살/4살 아이 둘 키우며
이혼소송 중인 워킹맘"이라는
나의 캐릭터 콘셉트가 꽤 명확했지만
나는 계속 머릿속으로 셈을 했다.
날 것 그대로의 삶이 어떻게 보일지,
혹 비난받을 여지가 있는 부분은 없는지,
어느 정도 공개된 내용으로 써야 뒤탈이 없을까.
돌아보니 세상에 한 번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제대로 드러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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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서.
그래, 처음은 어렵다.
하지만 얼마 전 깨달은 지혜는
두려움이 나를 죽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뭐, 그래서 두려우면 어쩔 건데.
'자기다움'을 드러내는 것
타인 시선의 호불호에 연연치 않는 당당함
자기만의 고유성을 이어가는 꾸준함.
그리고 용기를 내어 드문드문 글을
한 편씩 총 3편을 올렸다.
작가의 서랍에 써놓은 글들은 더 많지만
용기 한 두 스푼이 더 필요하여
덜컥 발행까지 이르진 못했다.
글을 올리고 기대도 없었기에 보지 않았는데
띠리링 브런치 알림이 떠있었다.
놀랍게도 나의 글에 '라이킷'을 해주는 분들이 있었다!
감사합니다! 제 글을 왜~~?!
그러면서도 심장이 두근두근~~ 나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브런치북 응모 글이 눈에 들어왔다.
글 10개 이상, 구독자 1000명 이상이 되면
브런치 위클리 매거진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글 3편인 초보 작가인 나에게
언감생심이지만, 꿈을 꾸어본다.
그러던 중, 또 브런치 알림.
드디어, 나에게 첫 구독자가 생겼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중 또 한 분의 구독자가 생겼다.
아하 제발, 구독 취소는 말아주세요.
앗, 진심입니다.ㅋㅋㅋㅋㅋ
유투버들이 열심히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을
구애하는 그 마음을 이제나마 조금 알 것도 같다.
브런치에서 경험하는 소소하지만
콩닥대는 일들도 참 재미나다.
앞으로 브런치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다.
이러고서 아무 일도 없으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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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써야지 뭐.ㅎ
나는 인생이 나를 위해 특별한 것을 해주기를
결코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인생이 주는 모든 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뿐이다.
그러면 놀랍게도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일들이 일어난다.
by 전투토끼.
구독&라이킷은 사랑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 The End.